금융감독원/사진=머니투데이DB
고금리 논란에 휩싸인 생명보험사 보험계약(약관)대출이 기준금리 인하 취지에 맞춰 개선된다. 내달부터 가산금리가 0.5~1%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시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른 ‘약관대출’이라는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단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 생보사 10%대 약관대출


약관대출은 가입자가 보험금을 담보로 보험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보험료 예상 적립액이나 해약환급금의 50~90% 한도에서 빌릴 수 있다. 따라서 서민들이 급전마련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약관대출이 보험계약 해지를 방지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효자상품이다. 보험료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만큼 리스크도 거의 없다. 고객이 돈을 갚지 않으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납부한 보험료에서 대출금을 제하면 된다.

따라서 약관대출은 저금리 시대에 가계소득 악화와 맞물린 상황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보험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인 셈이다. 실제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의 약관대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생보사 총 운용자산 규모 515조5772억4500만원 중 보험약관대출이 40조924억23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동산담보대출(24조7571억2000만원), 신용대출(22조784억1500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이달 초 대출금리(확정금리형)가 최대 10% 이상인 생보사는 교보생명(10.5%), 흥국생명(10.5%), 현대라이프(10.5%), 동양생명(10.25%), 라이나생명(10%) 등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알리안츠생명, 미래에셋생명, KDB생명 등 대다수의 생보사가 최대 9.5~9.9%의 대출금리를 적용한다. 5%대의 신용대출, 3~4%대의 주택담보대출보다 훨씬 높다.

약관대출 가산금리는 1.4~2.6%대로 은행(예금담보대출 가산금리 0.26~1.47%)보다 1%포인트 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고금리 대출논란이 불거지자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에 대한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가산금리 산출항목을 투명하게 하고 신용대출금리도 합리적으로 산정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모범규준에 가산금리 산출 근거를 업무원가(인건비·판매비·관리비 등), 신용원가(예상부도율과 부도 시 손실률), 자본원가(자기자본 조달비용) 등으로 한정했다.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항목도 제외토록 했다.

이는 내달 1일부터 적용된다. 모범규준이 본격 적용될 경우 보험사 가산금리가 현재보다 최대 1%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사 “실제 따져보면 은행과 비슷한 금리”

생보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대출금리는 고객이 돌려받는 예정·공시이율에 가산금리를 얹어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로 가입자가 부담하는 가산금리는 1.4~2.6% 정도라는 설명이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90년대부터 2000년까지 7~8%대의 높은 이자율의 확정금리형 저축성 상품을 판매했다”며 “당시 이러한 고금리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 약관대출을 할 경우 여기에 최대 2%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어 대출금리가 10% 이상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도 “2000년 이후 확정금리형 상품은 거의 판매되지 않고, 변동금리형 상품도 저금리 기조에 연동하는 만큼 실제 보험사의 약관대출은 은행과 비슷하다”며 “설계사가 약관대출을 안내할 때 받는 소개수수료가 0.1%에 불과해 약관대출 유도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따라서 보험사가 약관대출을 통해 수익창출을 하고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단순 수치 비교만으로 이율의 높낮이를 구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산금리에 대한 항목과 산출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그간 보험사들이 업계 평균 수치를 고려해 마음대로 설정했다”며 “이번 모범규준을 통해 보험사에 가산금리 산출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약관대출은 보험금 또는 해지환급금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어 특별한 위험부담이 없음에도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