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지원해 국내에서 제한된 수준의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 일본, 독일 등에 비해 한발 늦은 계획이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자율주행차 상용화 지원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도로 시험운행을 위한 허가요건을 마련하고 제도를 정비해 중소 부품업체 등의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우선적으로 범정부 지원체계를 구축해 레벨3 기술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어 2017년 말까지 정밀 수치지형도 등 관련인프라를 조기 구축해 2018년까지 레벨3 기술의 대규모 시범운행을 통해 자율주행차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입증하고 2020년에는 상용화 제도를 완비해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부분적 상용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레벨 3은 운전자가 자율주행기능의 작동시점을 결정하고 돌발 상황에만 수동으로 전환하는 단계를 말한다.
반면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IT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 이미 3단계를 상회하는 기술수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3년 도심구간을 비롯해 100㎞의 거리를 자율주행하는데 성공했으며 2020년까지 자율주행 차량을 양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닛산도 2020년까지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다. 볼보는 2017년에 소비자 100명을 자율주행 테스트에 참가시킬 예정이다. 아우디 역시 올 초 자율주행차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라스베이가스까지 시험운행을 벌이는 등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자율주행차 개발은 완성차 보다 구글 등 대형 IT업체들이 더 발전된 기술을 보유했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IT 공룡 구글은 70만 마일의 자율주행 시험주행 거리를 자랑한다.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 중인 구글은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를 실험하기 시작해 지난해 운전대와 가속 페달과브레이크 페달 등을 아예 달지 않은 차량을 공개하기도 했다.
애플 또한 전기차 프로젝트인 ‘타이탄’을 추진하며 2020년까지 자율주행기능이 장착된 무인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선제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2013년 교통부가 자율운행 차량 시험운행 요건 지침을 마련했으며 캘리포니아, 네바다, 플로리다, 미시간 등 일부 주가 시험운행을 허가했다.
일본은 같은 해 닛산의 자율주행 시험운행 차량에 정식 번호판을 발급했다. 영국 교통부는 올해 5월부터 런던 근교 4개 지역에서 시험운행을 허가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실제 도로의 시험 운행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력은 2단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3단계의 실험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의 규제개혁 조치로 빨라도 내년에나 자율주행차량의 도로 시험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는 2020년부터 고속도로와 도심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운전자의 안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나설 계획을 표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무인 자동차 연구개발에 2조원을 투자해 그룹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고 세부사항을 담은 ‘무인차 개발 로드맵’을 최근 확정했다.
현대차는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등 자율주행 기술의 기본이 되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을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주요 양산차에 이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올 연말 선보일 신형 에쿠스에 보다 진일보한 자율주행 기술인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Highway Driving Assist)’을 국산차 최초로 탑재한다.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은 ▲차선유지 제어 시스템(LGS, Lane Guidance System)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Advanced Smart Cruise Control) ▲내비게이션 연동 기능 등을 통합해 고속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행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간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많은 연구를 제도상의 문제로 해외에서 진행했는데 이번 개정으로 국내에서도 이러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