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족족 어록이다. ‘어셈블리’ 정재영이 강렬한 첫 등장으로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어셈블리’ 1회에서는 정리해고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하는 진상필(정재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상필은 함께 정리해고 당한 동료들과 함께 대법원을 찾았으나 2심 판결이 뒤집히면서 패소하고 말았다. 패소 선고 이후 진상필은 판사에게 질문이 있다며 재판장 앞에 섰다.
진상필은 분노 어린 목소리로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는다고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용접봉을 잡은 소년이 있었는데요. 그 후로 23년 동안 정말 뼈 빠지게 용접만 했습니다"라고 입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회사에서 나가라 그랬고, 싫다 그랬더니 잘렸고, 노조에 도움 요청했다가 뒤통수 맞았고, 너무 억울해서 데모했더니 업무방해라고 유치장 살고 벌금 물고 손해배상도 두들겨 맞았습니다. 1억 원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판사가 “그래서요?”라고 기가 찬 표정으로 묻자 진상필은 “예. 근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있다고 1심에서 회사 편을 들어줬던 판사님들이 2심에선 저희 편을 들어주셨고, 저는 죽은 후에 볕들 날만 기다리는 그런 쥐새끼 심정으로 오늘만 기다려왔거든요”라고 했다.
판사가 “질문만 하세요”라고 하자 진상필은 “예. 질문만 하겠습니다. 왜 우리한텐 미안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왜 미안하다고 하지 않냐고요. 우는 애 달래는 척 하다 뺨 때렸잖아요. 맞은 데 또 때렸잖아요”라고 따지듯 물었고, 판사는 더는 못 들어 주겠다는 듯 “앉으세요”라고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진상필은 더 격앙된 목소리로 “안 끝났어요. 아직”이라며 “우리 공장 앞에 가면은요 조석으로 라면 끓여주는 점방이 있는데 겨울에는 춥다고 호떡도 팔아요. 근데 그 호떡 구울 때도 한 번만 뒤집지 두 번은 안 뒤집거든요. 호떡도 그런데 대한민국이 법이 호떡만도 못합니까”라고 자신들의 부당 해고 판결을 파기 환송한 대법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판사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진상필을 퇴장시키라는 지시를 내렸고, 진상필은 “여기 이 사람들 지금 울고 있잖아요. 아니 사람 울게 만들어 놓고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도 못해요? 사과하세요. 사과하세요 빨리. 왜요? 판사 체면에 사과하려니까 쪽팔려요? 쪽팔려요? 우린 사과도 모자라서 맨날 빌고 살아요. 예? 빚쟁이한테 빌고, 전기·수도 끊지 말아달라고 빌고, 이혼하자는 마누라 앞에서 빌고, 공납금 달라는 애새끼 앞에서 빕니다. 그런 우리 명줄 끊어놓고서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사과해. 법이 못지켜줘서 미안합니다. 안해? 안 지켜줘서 미안합니다. 사과하세요. 사과해”라며 억압돼 있던 분노를 떠뜨리고야 말았다.
한편, ‘어셈블리’는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 '진상남'에서 카리스마 '진심남'으로 탈바꿈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정재영, 송윤아, 택연, 장현성, 박영규, 김서형 등이 출연한다.
<사진=KBS2 수목드라마 ‘어셈블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