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을 둘러싼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의 법정다툼에서 법원이 사실상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줬다. '금호’라는 상표권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이 공동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판결한 것.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태수)는 17일 금호산업이 금호석화·금호P&B화학·금호개발상사를 상대로 낸 상표권 이전등록 등 청구 소송에서 상표권과 관련된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다만 금호석화에 대한 금호산업의 채무는 총 29억3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앞서 고 박인천 회장의 3남인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은 4남인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아버지의 호인 ‘금호’ 상표권은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이 실소유자라며 소송을 냈다.
금호산업 측은 금호석화 등에 상표권 이용료로 총 26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고 공동상표권자로 등록돼 있는 금호석화의 상표권 지분을 금호산업으로 넘기라고 청구했지만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 금호석유화학에게 사건 상표지분이 이전되기 이전에 원고 금호산업이 상표의 권리자임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도 작성된 바가 없다”며 금호산업이 상표의 권리자라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금호산업 전략경영본부 관계자가 상표 사용계약 직전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는 과정에서 보낸 이메일에 "금호석화가 상표 공동권리자"라고 기재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7년 3월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했다. 금호산업과 금호석화는 '금호'라는 상표권을 함께 등록하며 상표에 대한 사용권은 금호산업이 갖는 것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호석화는 2009년 10월까지 브랜드 사용료를 금호산업에 지불했다.
그러나 2009년 박삼구·박찬구 형제 사이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며 금호석화는 금호산업에 브랜드 사용료 지급을 멈췄다. 브랜드 소유권을 공동으로 갖고 있어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금호산업은 사용료 대신 금호석화와 그 계열사들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기업어음(CP) 100억원 중 58억원을 상환한 것으로 상계 처리했다. 이에 금호P&B화학은 금호산업을 상대로 어음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고, 금호산업도 상표권 지분을 넘기라며 맞소송을 냈다.
한편 금호산업은 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