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환경'

세계은행(WB)이 평가한 올해 한국의 기업환경이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계단 상승한 것으로 평가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5년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6)'에서 한국은 평가대상 189개국 중 4위를 기록해 5년 연속 10위권 내에 들었다.


한국은 2009년 19위, 2010년 16위를 기록한 뒤 2011년(8위)부터 10위권 내 순위를 지켜왔다.

세계 1위는 싱가포르이고, 뉴질랜드, 덴마크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3위였던 홍콩이 5위로 내려앉고 이어 영국 6위, 미국 7위, 스웨덴 8위, 노르웨이 9위, 일본 34위, 중국 84위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순위(4위)는 주요 20개국(G20) 중 1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뉴질랜드(2위), 덴마크(3위)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세계은행의 기업 환경 평가는 국가별 기업 환경을 기업 생애주기에 따라 창업부터 퇴출에 이르는 10개 부문으로 구분한다. 표준화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객관적 사실에 대한 설문조사·법령분석 등을 통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창업의 경우 1인당 국민총소득(GNI) 10배 규모의 자본금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에서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등을 측정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세계은행의 평가는 정부, 교육, 금융, 노동 등 폭넓은 분야에 대해 주관적 설문조사를 활용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와는 조사 범위와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비해 재산권등록(79위→40위), 소액투자자보호(21위→8위), 법적분쟁해결(4위→2위), 퇴출(5위→4위) 부문에서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창업(17위→23위), 건축인허가(12위→28위), 자금조달(36위→42위), 세금납부(25위→29위), 통관행정(3위→31위) 부문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전기 공급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기록했다. 올해 통관행정 부문은 평가 방법이 바뀌면서 순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기재부는 이번 결과에 대해 "일반적인 기업활동 관련 제도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온라인 창업 시스템(Start-BIZ) 구축을 통한 법인설립절차 개선, 전자통관시스템 도입, 전자소송시스템을 이용한 신속한 소송 정보 확인, 상법 개정에 따른 소액투자자 권리 보호 강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규제와 관련된 항목들이 평가 대상에서 빠져 있어 국내 현실과는 동떨어진 결과라는 지적이다. 기업 활동과 관련한 각종 규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로 계량화 가능한 항목으로 평가하고 주관성이 큰 규제나 정책 평가는 빠져 있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줄곧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기재부는 추후 국가별 세부 평가보고서를 세계은행으로부터 입수해 세부적인 분야별 평가 내용을 분석할 예정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