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가 막을 내렸다. 아쉽게도 결과는 1승 4패로 이세돌 9단의 패배. 이세돌 9단은 네 번째 판에서 승리를 했지만 1, 2, 3, 5번국에서 돌을 거뒀다.
다섯 번의 대국은 매번 다른 형태로 진행됐고 이를 지켜보는 인들에게 좋은 교재가 됐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이 9단의 아쉬움은 컸다.
대국 종료 약 40분 뒤인 오후 6시40분쯤 기자회견장에 나온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이 끝나서 아쉽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해내지 못해서 더 아쉽다”고 설명했다.
일주일 간의 대국을 통해 인간의 품격과 바둑의 아름다움을 전한 이 9단은 이날도 패배의 원인을 자신의 부족함에서 찾았다. 그는 “이번 대국은 정말 인간의 패배는 아닌 것 같다”며 “이세돌의 패배가 맞고, 나의 부족함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고 말했다.
특히 알파고의 집중력만큼은 강점으로 인정했다. 이 9단은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는 것은 인간이 따라갈 수 없다”며 “실력적 우위는 인정하지 못하겠지만 집중력에서는 역시 사람이 이기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알파고의 수법을 보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바둑 격언이나 바둑에 대한 이해, 인간의 창의력 등에 의문이 생겼다”며 “앞으로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9단은 “다시 알파고와 바둑을 두더라도 과연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든다. 그래도 아직은 인간이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9단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응원하고 격려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더 발전하는 이세돌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진행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객석에서는 환호와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대국 현장에서 공개 해설을 한 김성룡 9단은 “이 9단이 위대한 도전을 끝냈다”고 총평했다. 그는 “(이 9단이 모두 진) 1~3국에서는 ‘승부사’인 이 9단의 고뇌를 엿봤고 4, 5국은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볼 수 있었다”며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알파고와 ‘알파고의 친구’인 이 9단과 함께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