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금융회사들도 예금·대출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을 받아 투자하려는 사람에게는 희소식일지 모르나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비보가 아닐 수 없다.
실제 금리가 인하된 후 투자 방향성을 문의하는 고객의 전화가 부쩍 많아졌다. 은퇴자들은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하려니 돈이 부족하고 보유주택을 팔려니 주거가 불안정져서 고민을 토로한다. 이들에게는 주거의 안정성과 매월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주택연금 가입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주택연금, 가입요건 충족하면 혜택 다양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부부기준)의 고령자가 소유주택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기간 동안 매월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국가보증의 금융상품이다. 이자를 금융회사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돈을 받는다고 해서 역모기지론이라고도 한다. 주택금융공사는 연금 가입자를 위해 은행에 보증서를 발급하고 은행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에 의해 가입자에게 주택연금을 지급한다.
주택연금의 가입요건은 주택소유자 또는 배우자가 만 60세 이상이어야 하는데 근저당설정일을 기준으로 정한다. 또 부부 기준으로 시가 9억원 이하의 1주택을 소유한 사람이거나 보유주택 합산가격 9억원 이하의 다주택인 사람만 가능하다. 예외적으로 2주택자는 3년 이내 1주택 처분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택연금 가입주택을 가입자 또는 배우자가 실제 거주지로 이용해야 한다.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매월 확정된 연금을 받으며 평생 집에서 살 수 있고 원리금에 대한 상환 압박이 없다는 점이다. 은행은 가입자가 죽은 후 또는 사전에 약정한 기간이 지난 후 해당 주택을 매각해 대출원금과 이자를 되찾는다.
주택연금도 대출의 일종인 만큼 나중에 주택을 처분한 돈이 그동안 받은 연금보다 적으면 어쩌나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주택을 처분한 돈이 은행에서 지급한 연금과 이자보다 적으면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에 차액을 보전해주기 때문이다.
반면 집값 상승으로 주택매각자금이 받은 연금과 이자의 합보다 많다면 해당 차액은 자녀에게 상속된다. 또 주택연금은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가입 시 최초 결정된 연금을 확정된 기간 동안 받을 수 있다. 단, 5년 이내에 동일주택으로 재가입할 수 없고 재가입 시점의 집값이 예전 연금지급모델 수준 이상으로 올랐어도 추가로 더 받을 수 없다.
세제혜택도 있다. 주택연금 가입주택이 5억원 이하면 재산세가 25% 감면되고 5억원 초과주택도 5억원에 해당하는 재산세액은 25% 감면된다. 또 저당권 설정 시 등록세·교육세·농어촌특별세를 면제하고 국민주택채권 매입의무도 면제하는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주택연금 수령방식 3단계
주택연금 가입을 결심했다면 주택연금의 수령방식을 선택해야 하는데 총 3단계를 거친다. 첫번째 단계로 살아있는 동안 계속 연금을 받는 ‘종신방식’과 일정기간 동안 연금을 받는 ‘확정기간방식’ 중 선택해야 한다.
이어 매월 연금만 받을지 목돈도 같이 받을지 선택한다. 종신방식 중 종신지급방식은 인출한도 설정 없이 월 지급금을 평생 지급받는 방식이고 종신혼합방식은 추후 목돈이 필요한 것에 대비해 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이내) 설정 후 나머지 부분을 월 지급금으로 평생 받는 방식이다. 확정기간방식은 종신방식과 달리 무조건 대출한도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시인출 한도로 설정해야 하며 나머지 부분을 월 지급금으로 일정기간 동안 지급받는다.
마지막 단계로 월 지급금액을 정액형으로 받을지 전후후박형으로 받을지 결정해야 한다. 정액형은 월 지급금을 평생 일정한 금액으로 고정하는 방식이고 전후후박형은 초기 10년간은 정액형보다 많이 받다가 11년째부터는 초기 월 지급금의 70% 수준으로 받는 방식이다.
실제 연금수령액수는 가입자의 나이와 주택가격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나이가 같을 경우에는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같을 경우에는 나이가 많을수록 월 수령액이 많아진다. 이를테면 종신지급방식 정액형을 선택할 경우 지난 2월1일 기준으로 만 60세의 부부가 5억원 가격의 주택을 보유 시 매월 113만6000원을 수령할 수 있다. 만약 만 70세에 가입한다면 월 162만원, 만 75세에는 197만2000원 수령이 가능해 나이가 많을수록 월 수령액이 증가한다.
◆주택연금이 진화한 ‘내집연금 3종세트’
정부가 발표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택연금인 ‘내집연금 3종세트’는 주택연금이 진화한 형태다. 먼저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은 60세 이상의 주택담보대출 이용자가 주택담보대출상환을 위해 주택연금가입 시 연금지급 한도의 70%까지(현재 50%) 일시인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주택연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고 매달 이자를 내는 대신 연금을 받는 구조다.
예컨대 3억원 가격의 주택을 보유한 만 60세의 A씨가 7500만원(금리 3.04%, 남은 기간 10년)의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자. 이때 매달 19만원가량의 이자가 발생하는데 이를 주택연금으로 전환하면 이자 부담이 사라지고 26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총 45만원의 체감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두번째로 보금자리론 연계형 주택연금이 출시됐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는 40~50대가 사전에 주택연금에 가입할 것을 약속하면 향후 주택연금 전환시 전환장려금으로 최대 0.3%p를 지급하고 인출한도도 70%로 확대한다.
마지막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우대형 상품은 연소득 상관없이 자산이 일정기준 이하(보유한 집 가격이 1억5000만원 이하)인 고령층에게 연금을 최대 15% 추가 지급한다. 이를테면 1억원 주택을 소유한 만 70세의 사람이 일반형 주택연금으로 가입하면 매달 32만4000원(종신지급방식, 정액형)을 받지만 우대형으로 가입하면 35만5000원으로 약 9.6% 더 받을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