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소환 조사가 끝났지만 끝이 뒤숭숭하다. 종전 대기업 수사와 달리 속도를 붙인 수사라고 평가받던 롯데그룹 수사가 끝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검찰이 뚜렷한 증거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어영부영 수사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지난 100일간 '검찰이 한 게 없다'라는 비판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수사는 지난 6월10일 그룹 정책본부와 호텔, 쇼핑 등 주요 계열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화했다. 이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면세점 입점 대가로 10억여원을 받았다는 의혹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롯데 총수일가로 수사범위가 확대돼갔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의 특수4부·첨단범죄수사1부·방위사업수사부 3개 부서를 투입해 롯데그룹과 총수 일가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결국 신 이사장은 총수 일가 구성원으로는 처음 구속됐다.


신 이사장의 구속으로 속도가 붙은 롯데수사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의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더뎌지기 시작했다. 검찰은 강 사장이 9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홈쇼핑 채널 재승인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에게 금품로비를 벌인 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했으나 실체 규명에 실패했다.

검찰은 이번 롯데수사의 틀을 크게 3가지 기틀로 잡았었다. 비자금과 총수일가의 부동산 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 그리고 MB정권 로비 수사 등이다.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지난 7월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DB
하지만 비자금은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지 못한 분위기며 총수 일가의 연이은 소환조사에도 얻은 수확이 없었다. 검찰은 급히 서미경씨의 탈세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롯데를 압박하는 모양새지만 어떤 결과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MB정부와의 로비 의혹도 밝혀낸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다. 유일한 수확이라면 신 이사장 구속과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을 밝혀냈다는 점 정도다.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신 회장의 신병처리가 결정되면 롯데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신 회장의 신병처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 초기부터 신 회장을 롯데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해 놓고 이제 와서 불구속 기소로 처리한다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지만 검찰 고위층 반대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검찰 입장에서도 영장을 청구하기에는 기각 가능성이 적지 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