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비가 급히 필요했던 A씨는 SC론으로 가장한 강모씨로부터 급전 대출 권유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강씨에게 자신의 신용카드 정보를 알려주고 852만원을 입금 받았다. 그런데 A씨에게 청구된 카드결제액은 빌린 돈에 두배에 달하는 무려 1420만원이었다. 강씨는 유령가맹점을 세우고 A씨로부터 받은 카드정보를 이용, 유령가맹점에 1420만원짜리 물건을 구입한 것으로 가장해 카드사로부터 매출 승인을 받았다. 강씨는 이른바 ‘카드깡’ 업자였다.
카드깡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깡이란 강씨의 행위처럼 물품·용역 거래를 가장해 신용카드 매출을 발생시킨 후 현금을 받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대부업체 등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카드깡을 이용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카드결제가 얼마나 될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카드깡 업자는 자신이 정식 등록된 금융회사인 것처럼 속여 소비자 피해가 많았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6월까지 2만7921건의 카드깡이 발생했다. 1인당 카드깡 이용금액은 평균 407만원, 최대금액은 4000만원이었다. 카드깡을 이용한 소비자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수령금액의 1.7배 정도로 조사됐다. 카드깡으로 400만원을 빌렸다면 카드깡 수수료 158만원과 할부수수료(24개월) 116만원이 더해져 674만원을 납부해야 하는 식이다.


카드깡은 저신용자의 서민들이 주로 이용했다. 지난해 카드깡을 이용한 소비자 1만5851명 중 7등급이 4887명(30.8%)으로 가장 많았으며 8등급 이하가 4145명(26.1%)으로 뒤를 이었다. 6등급인 소비자도 3825명(24.1%)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같은 카드깡이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등 서민피해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실제 카드깡을 이용한 사람 중 저신용자의 연체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카드깡 연체 고객(3728명) 중 8등급 이하가 1334명이었으며 7등급은 115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연체고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금감원은 카드깡 대금 할부기간을 감안하면 연체고객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금융위원회


금감원은 이 같은 폐해를 근절하기 위해 카드가맹점 신규등록 시 가맹점모집인이 영업현장을 방문 확인케 해 유령가맹점 등록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또 카드사들이 가맹점 심사업무 이행 여부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카드깡을 신속히 적발하기 위해 카드사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한다. 카드깡업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사금융인 카드깡을 이용하는 고객도 카드거래한도 축소나 거래제한 등의 제재조치가 부과될 수 있다”며 “카드번호·CVC번호 등 카드정보를 요구하는 업체는 불법사금융 업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금감원 홈페이지 ‘파인’에서 등록금융회사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