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고객과 대화(Chat)를 나누면서 질문에 맞는 답변을 주거나 각종 연관 정보를 스스로 찾아 제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ChatBot) 도입에 나섰다.
최근 신한은행이 챗봇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인공지능 기술 보유 업체를 모집했고 우리은행도 챗봇 서비스 논의에 들어갔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자동이체 내역이나 공과금 납부 일정 조회 등을 비롯해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챗봇은 은행의 24시간 상담창구 업무를 대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히 키워드를 인식해 입력된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대화처럼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질문에 답변한다. 이미 법률상담부터 숙박업소 예약, 중고물품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 은행 업무에도 원활히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24시간 고객상담, 전산사고 시 발빠른 대응
사람의 금융상담을 대신할 인공지능 챗봇은 24시간 가동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고객과 대화가 축적될수록 데이터가 쌓여 정보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또 정보검색의 주 매개체로 대화를 활용함으로써 기존의 사람이 검색하는 시간보다 빨리 정보를 전달하고 사용자의 의도에 대한 이해도 폭 넓다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금융사고나 서비스 장애 시 제한된 인원의 상담원이 일일이 직접 고객을 응대하는 것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고객의 불편을 줄여줄 수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금융환경에서 챗봇은 고객의 간단한 문의에 빠른 대답을 해주는 소통창구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은행 입장에선 콜센터 직원을 많이 두지 않아도 되므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챗봇은 알고리즘 개발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완료되면 별도로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을 제외하곤 업데이트 비용도 들지 않는다. IBM은 챗봇의 역할을 하는 AI 왓슨(Watson)을 고객센터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100억원 가량에 달하느 비용에 계약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챗봇을 콜센터와 모바일 메신저에 활용할 것을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 '위비톡'에 챗봇을 도입하면 고객이 채팅창에서 대화를 하다가 위비마켓에서 쇼핑하고 쇼핑으로 쌓인 포인트로 간편주문 서비스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 이미 유통업계에선 자동주문전화(ARS)나 상담원을 통한 전화 주문에 불편을 느끼는 고객들이 챗봇으로 채팅과 상품 주문을 동시에 하고 있어 비슷한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강서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챗봇이 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공지능 기반의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통해 금융산업의 큰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챗봇이 악용되면? 보안성 문제 여전해
챗봇의 이러한 잠재력에도 신뢰와 보안이 중요한 은행에선 챗봇 서비스 개발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챗봇 기능이 고객의 정보를 수집하면 외부 기술 업체에 유출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화 주체가 로봇이기 때문에 피싱 등 전자금융사기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개인 정보 접근권한에 규제를 마련해야 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대비한 보호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금융 챗봇을 위장한 악성 챗봇이 등장한다면 고객은 비밀번호 등을 내주는 피싱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권은 챗봇 서비스 운영을 위해 금융거래 정보를 핀테크 기업에 제공할 때 보안사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