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은 최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


검찰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의 금융거래와 관련해 주요 시중은행을 압수수색했다. 금융권은 최순실 사태가 금융권으로 불똥이 번지는 것은 아닌지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1일 검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31일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농협·기업·SC제일·씨티은행 등 8대 시중은행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최순실씨와 관련 대출 등 거래내역 등을 살펴보고 추가 자료를 각 금융권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 관계자는 "검찰이 밤늦게 본사로 찾아와 거래내역 등을 살펴보고 추가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 수준이었다"면서 "(최순실씨와 관련한) 대출 내역이 없으므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 것은 맞다"면서 "전날(10월31일) 일부 자료를 가져갔고 추가 요청자료는 오늘(1일) 모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KEB하나은행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특혜대출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8일 하나은행 압구정중앙점에서 딸 정씨와 공동명의인 강원도 평창에 있는 10개 필지를 담보로 지급보증서(보증신용장)를 받은 뒤 약 25만유로(3억2000만원)를 대출받았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지급보증서를 이용해 독일에서 직접 외화를 받은 것은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편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KEB하나은행 측은 "외화지급보증서는 기업, 개인 발급이 모두 가능하다"면서 "이례적인 거래가 아닌 일반적인 거래로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KB국민은행 역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과 강원도 평창 땅 등을 담보로 5억원의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별도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금융권에선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연루되는 것 아닌지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최순실 모녀와 직접적인 거래가 없다고 해도 측근 등을 통해 안 좋은 여론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사태가 핵폭탄급으로 여론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