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다가온 추위로 전기요·장판, 온수매트, 보온주전자, 손난로, 유단포·보온물주머니 등 난방용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기상청이 올 겨울 강추위를 예상함에 따라 난방용품 판매가 예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난방용품 판매증가와 함께 가습기 판매도 늘었다. 11번가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가습기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91% 증가했다. 한국의 겨울은 춥고 건조하다. 여름에는 전국 평균 습도가 80% 가까이 되고 겨울에는 60% 수준이다. 대기습도는 봄이 겨울보다 약간 더 낮다.

하지만 겨울에는 난방시간이 길어져 방이나 사무실 내부 공기가 더 건조하다. 온도가 올라가면 공기가 최대로 포함할 수 있는 포화수증기 양이 늘어나 상대습도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상대습도는 ‘수증기 분압’과 ‘포화 수증기압’의 비율이다. 이를테면 상대습도가 60%고 섭씨 7도의 외부공기가 실내로 들어와 22도가 되면 습도는 23%로 낮아진다. 상대습도 60%에 섭씨 0도인 공기가 실내에서 22도로 데워지면 습도는 14%로 더 많이 떨어진다.


이처럼 겨울에는 실내공기가 매우 건조해지므로 온도조절을 위한 난방뿐만 아니라 습도조절도 신경 써야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평소 주택실내(59.0%)와 기타실내(28.3%)를 합해 총 87.3%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겨울에는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 실내 습도조절이 더더욱 중요하다.

◆실내습도 40~60% 유지해야

습도가 낮은 환경에서 생활하면 호흡기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건조한 공기로 인해 호흡기 점막에 수분이 줄어들면서 각종 세균과 먼지 등에 대한 방어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감기와 독감 바이러스는 건조한 환경에서 활동이 활발해진다. 겨울철 감기에 잘 걸리는 것은 단순히 기온이 낮아서가 아니라 공기가 건조한 데 기인한다. 통계상으로도 습도가 낮은 시기에 감기, 기관지염, 편도염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한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만성호흡기질환 환자는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적정습도 유지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공기가 건조하면 피부에서 수분이 날아가 피부가 갈라지고 건선, 아토피, 미세주름, 안면홍조, 열성홍반 등 피부질환이 악화된다. 건선은 얼굴·두피·손가락·발가락· 다리 등에 작은 붉은 반점이 생겨나 하얗게 두꺼운 각질이 덮이는 증상으로 인체면역계 과민반응에 의한 염증이 피부에 나타난 것이다. 가려움증을 수반하며 겨울철에 유독 심해진다. 겨울마다 피부건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보습제를 발라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공기를 촉촉하게 만들어야 한다.

실내습도는 40% 이상 유지해야 한다. 너무 높으면 먼지나 진드기·곰팡이 등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돼 60%를 넘지 않는 게 좋다. 건조한 실내에 젖은 빨래와 젖은 수건을 널거나 가습식물 화분, 어항 등을 놓기도 하지만 습도가 적당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은 가습기를 사용한다.

가습기를 사용하기 곤란한 곳에서는 호흡 시 건조함을 해결하기 위해 가습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좋다. 가습기를 가동하면 공기순환 속도가 빨라져 난방 효과도 좋아진다. 또 ‘비열’은 물(1cal/g℃)이 공기(0.24cal/g℃)보다 커서 열을 많이 간직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습도를 높이면 실내의 따스함이 오래 지속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장소·넓이·비용 등 꼼꼼히 체크
가습기는 종류가 다양하고 장단점이 서로 달라 특성을 비교해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 사용자, 사용장소, 가습공간 넓이, 청소 및 관리의 편의성, 비용수준에 따라 최적의 선택이 달라진다. 어떤 가습기를 사용하든 내부에 생기는 악취를 예방하고 물때를 제거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잠자는 동안 차갑거나 뜨거운 수증기가 곧바로 호흡기로 계속 들어가면 기관지 점막이 자극받아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밀폐된 좁은 방안에서는 주의가 요구된다. 사람으로부터 1m 이상 거리를 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습기 종류는 가습방법에 따라 초음파방식, 가열식, 복합식, 자연식 등으로 구분된다.

초음파방식은 가습기 물탱크 바닥에 있는 진동자로 물을 진동시켜 미세한 물 알갱이를 만들어 물 표면으로 튀어오르게 한 후 송풍기로 분사한다. 전력이 적게 소모되며 짧은 시간에 비교적 많은 양의 물을 분무시킬 수 있다. 그러나 물탱크 안의 세균과 이물질이 함께 분무돼 위생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습도를 조절해 건강을 지키려다 물 속 세균을 흡입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찬물을 분무하므로 장시간 사용하면 실내온도가 낮아질 수 있다. 분무되는 물 알갱이는 멀리 퍼져나가지 못하고 가습기 주변에 집중적으로 떨어져 가구나 벽 등에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가열식 가습기는 내장된 히터나 전극봉으로 물을 가열해 공기 속으로 기화되는 방식이다. 물이 끓어 살균이 돼 세균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 큰 장점이다. 뜨거운 물을 분무하기 때문에 실내온도도 약간 올라간다. 초음파 가습기는 전원을 켠 후 곧바로 물이 분무되는 반면 가열식 가습기는 물의 온도가 올라 증발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가습능력이 초음파방식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고 전력소모가 수배 이상 많아 전기료가 올라간다. 또 뜨거운 수증기가 아이 피부에 직접 닿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복합식은 물의 온도가 높아지면 표면장력이 작아져 분무가 잘되는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가열식 가습기의 장점과 초음파 가습기의 장점을 결합했다고 볼 수 있다. 초음파 방식으로 분무하기 전 약간만 가열해 뜨거운 수증기에 의한 화상 우려가 없다. 저온성 세균만 억제되며 분무량이 많아 가습효과가 빠른 편이다. 초음파방식보다 물 알갱이가 작아 넓은 범위까지 가습력이 미친다. 복합방식인 만큼 에너지 소모가 많다.

자연식 가습기는 물을 자연적으로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에어워셔형이라고도 한다. 실내공기가 팬에 의해 빨려 들어와 젖은 필터를 통과하면서 습도가 높아져 젖은 수건과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 가습 효과가 다른 가습기보다 크지 않고 전력소모도 적은 편이다. 필터에서 냄새, 유해성분, 담배연기, 먼지 등을 제거해 공기청정 기능까지 하는 가습기도 있다. 세균 발생 가능성이 적고 넓은 공간 범위에 걸쳐 가습하기에 적당하다. 적정습도에 도달하면 증발이 멈춰 적절한 건강습도를 유지한다. 분무량이 같을 때 초음파가습기에 비해 2배가량 비싸며 정기적인 필터 교체로 유지비용도 발생한다. 제품이 무겁기 때문에 자주 이동시키며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불편하다. 팬 가동 시 소음이 클 수도 있다.

◆위생문제 해결한 안전성 필수

가정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가습기는 초음파 가습기다. 전력소비량 대비 분무량이 많고 가습효과가 빨리 나타나며 화상 염려가 없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한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가습기 제조사별 점유율(2015년 11월~2016년 10월)이 ▲초음파 73.7% ▲가열식 14.1% ▲자연식 6.3% ▲복합식 5.9% 순서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불거진 이후 9~10월 초음파 가습기의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대비 5.1% 감소했다.

반면 살균 효과가 뛰어난 가열식 가습기는 6.1% 늘었다. 2011년 당시 원인불명이던 폐질환이 올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수천명의 피해자,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997년 처음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는 2011년까지 20여종, 약 840만개가 전국에서 판매됐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은 미국 환경청 EPA에 산업용 살충제로 등록된 물질이다.

이 사건과 관련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참여연대는 “국민의 20%인 1000만명을 대상으로 17년 동안 안방에서 은밀하고 조용하게 벌어진 살인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피해자와 유족 10명이 제조업체인 세퓨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1인당 1000만원∼1억원씩 총 5억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국가의 배상책임은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다. 앞으로 증거조사가 더 진행된다면 항소심에서 추가판단이 이뤄질 것이다.

가습기 안에 세균이 생겨 공기 중으로 확산되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습기를 자주 청소하고 햇볕에 잘 말려 사용하는 것이다. 물은 끓여 세균을 완전히 죽이고 식혀서 매일 갈아주면 된다. 요즘은 은나노 살균이나 공기정화 필터 등을 통해 최대한 깨끗한 물이 분무되도록 하는 웰빙 가습기도 나왔다.

소모품인 필터도 주기적으로 교환해야 한다. 분무량 조절, 목표습도 설정기능, 습도 표시와 물 보충 알림기능, 인공지능 모드를 통해 편리하게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가습기도 있다. 위생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 안전성을 높이고 각종 기능을 추가해 편의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습기가 진화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