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농협은행이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를 상대로 제기한 수출채권 보험금 반환 소송의 1심 판결이 선고된다. 앞서 수협은행이 모뉴엘 사태 관련 무보와의 소송에서 패소한 터라 농협은행의 1심 판결에 이목이 쏠린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수협이 대출 근거인 수출채권에 대한 심사가 부실했다며 무보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같은 명분으로 무보에 개별소송을 제기한 은행은 농협·하나·국민·기업·산업은행 등 총 6곳이다. 은행들은 보증서 대출이 대부분 서류로 진행돼 책임 요구에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은 대출 채권에 대한 심사가 부실한 점을 은행 책무로 묻고 있다.
모뉴엘은 해외 수입업체와 공모해 허위 수출자료를 만든 뒤 6개 은행에 수출채권을 매각했다. 은행들은 무보의 보증을 근거로 수출채권을 받고 모뉴엘에 거액을 대출했다. 모뉴엘이 수출채권을 결제하지 못하자 은행들은 대출금을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가입한 무보의 단기수출보험(EFF)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고 무보가 지급을 거절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은행들은 수협은행의 패소에도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여신심사 대상 수출기업이 은행마다 사안이 조금씩 다르고 소송을 진행하는 법무법인 다른 점도 변수다. 수협 소송은 법무법인 율촌이 담당했고 나머지는 김앤장이 맡고 있다.
이번주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의 판결이 나머지 은행 소송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패소로 결론나면 은행들은 미회수채권을 전액 손실 반영하고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은행들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소송액은 기업은행이 990억원으로 제일 많고 하나은행이 916억원이다. 그 외 농협은행은 588억원, 국민은행 549억원, 산업은행 464억원 순이다.
은행들은 장기전도 각오하는 분위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무보 보증을 낀 기업들의 대출이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어 항소 등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