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0.1%포인트 내린 2.8%로 제시했다. 그동안 한은은 국내외 연구기관의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대 초반 보다 높은 전망치를 유지했으나 국내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경제성장률을 끌어 내릴 것이란 전망에 목소리를 같이 했다.

22일 한은은 임시국회에서 제출한 현안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여건을 종합해 볼 때 내년중 성장률은 직전 전망 수준(2.8%)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내 경제가 세계경제의 회복과 함께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하면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국내 경제는 주요국의 경기회복,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자원수출국 금융·경제여건 개선 등은 상방리스크로 작용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확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은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한은은 글로벌 경제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꼽았다. 보호무역주의를 표망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수출산업 압박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어 국내 시장금리 인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15일 미 연준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고 내년과 2018년에 각각 3회(0.75%포인트) 정도씩 인상한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미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추가적인 시장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 등으로 신흥시장국으로부터 투자자금 이탈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도 우리 경제성장률을 내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영국의 EU탈퇴는 유럽 주요국의 연쇄 탈퇴를 야기할 수 있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경제의 성장세가 미흡한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는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접근하도록 하되 금융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하는 방향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2% 초중반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로 종전 3.0%에서 0.4%포인트 낮췄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 한국금융연구원 2.5%, 산업연구원 2.5%, 나이스신용평가는 2.4%, LG경제연구원은 2.2%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