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워킹맘 은행원 박과장은 오전 11시까지 출근한다. 덕분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아침 밥도 챙겨줄 여유가 생겼고 전쟁터 같았던 아침시간 훨씬 여유로워 졌다. 박과장이 유연근무제를 신청한 후부터다.
#은행권 김대리는 점포가 아닌 집에서 가까운 스마트워킹센터에 출근한다. 편한 옷을 입고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일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신청한 이후 일에 대한 의욕도 생겼고 능률도 올라 만족스럽다.
오전 9시까지 출근하던 시간을 1~2시간 늦추고 출근장소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가 은행권에 확대되고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부터 일과 분리된 시간을 중요 시하는 미혼의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년부터 유연근무제를 본격 도입한다. 지난 13일부터 45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인 시차 출퇴근제가 반응이 좋아서다. 시차 출퇴근제는 오전 9시, 10시, 11시 가운데 선택해서 출근하고 그만큼 늦게 퇴근하는 제도다. 하루 8시간 근무만 채우면 된다.
내년부터는 ‘2교대 점포’와 ‘애프터뱅크’ 등 유연근무제 형태를 더 다양화할 방침이다. 2교대 지점은 오전 9시~오후 4시, 낮 12시~오후 7시로 팀을 나눠 근무한다. 오후 4시면 닫히던 은행 문이 오후 7시까지 열린다.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하는 애프터뱅크 점포도 인천, 부산, 울산 등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더 늘리고 시간대도 다양화한다.
앞서 재택근무를 도입한 신한은행은 인사발령을 통해 재택근무를 보장하기로 하고 26일까지 차장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 중이다.
재택근무 직원은 일주일에 두 번만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 요일은 집이나 스마트워킹센터, 카페, 도서관 등에서 자율적으로 일하면 된다. 지난 7월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모든 직원들에게 직접 체험하도록 한 결과 자율 출퇴근제는 약 10만건, 스마트워킹센터 근무는 3000건, 재택근무는 400여건 선택됐다.
기업은행도 본점 직원 30여명을 대상으로 시차 출퇴근제를 진행 중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일찌감치 도입했다. 씨티은행은 2007년부터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이며 전 직원의 6%인 220명이 활용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부서장 재량에 따라 유연근무제를 부분적으로 운영 중이다.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유연근무제 도입에 나선 것은 달라진 영업 환경과 직원들의 수요와 관련이 있다. 은행 고객들이 스마트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후부터 은행 점포에서 많은 은행원들을 배치할 필요성도 줄었고 은행들도 점포 통·폐합, 희망퇴직 확대로 직원들의 수를 줄이는 추세다.
은행 관계자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후부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며 "직원들의 업무 능률이 향상되면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 등 생산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