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를 뜨겁게 달군 폭스바겐 스캔들의 국내수습이 시작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는 지난 12일 티구안 2.0TDI와 1.6 모델에 대해 환경부로부터 리콜승인을 받고 이달 6일부터 리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AVK가 리콜 이행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리콜이행률 달성, ‘캠페인’이 변수
환경부는 티구안 모델의 리콜을 승인하며 85%의 리콜이행률을 요구했다. 그 동안 리콜명령을 받은 차량의 경우 리콜이행기간인 18개월 동안 이행률은 80% 수준인데, 환경부는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요구받은 이행률을 토대로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제시한 것.
85%의 이행률을 달성하기 위해 AVK는 리콜고객 편의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의 리콜을 유인한다는 방침이다. 대차서비스, 픽업·배달서비스, 교통비 제공, 콜센터 운영 등의 방안을 내놨다. 가능한 지역에는 방문서비스도 실시한다. 우리나라에서 리콜대상차량에 픽업이나 배달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AVK는 분기별로 리콜이행실적을 분석해 리콜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추가적인 리콜 보완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역시 환경부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이전까지 분기별로 리콜이행실적 분석 및 보완방안을 요구한 사례는 없다.
현재까지 몇대의 차량이 리콜조치됐는지는 알 수 없다. AVK측은 “3일차까지 리콜 대수에 대해 집계된 바 없다”며 “아직 유의미한 수치의 데이터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일 이후 상황을 지켜보면 이번 리콜의 이행률 달성여부가 대략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AVK가 제공하는 쿠폰을 받기 위해 많은 고객들이 서비스센터를 방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AVK는 지난해 12월 국내에 등록된 모든 폭스바겐, 아우디 차량 소유자에게 100만원 상당 쿠폰을 제공하는 ‘위케어 캠페인’을 내달 20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소유자는 쿠폰으로 차량 유지보수, 고장수리서비스를 받거나 차량용 액세서리를 살 수 있다. 세부적인 쿠폰 구성은 확정되지 않았다. AVK 측은 “위케어 캠페인의 세부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내용이 확정되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VK는 앞서 위케어 캠페인 실시 계획을 밝히며 “리콜과는 관계없이 고객신뢰를 되찾기 위해 실시하는 캠페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AVK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이 캠페인이 리콜이행률을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 리콜 받을까 말까 고민하는 차주들
소비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리콜에 대한 강제사항은 없기 때문에 받는 것은 각 개인의 자유다. 또 이번 리콜은 안전에 관계된 것도 아니다.
상당수 소비자는 리콜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티구안 2.0TDI를 소유한 김규민(44·가명)씨는 리콜을 받을지 고민하고 있다. 그는 “안전과는 관계없는 사항인 만큼 빨리 리콜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차후 정기검사 등을 통과하려면 언젠가는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같은 자동차를 소유한 강영국(41·가명)씨는 리콜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그는 “환경부에서 성능과 연비 등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테스트 결과를 쉽게 납득하지 못하겠다”며 “리콜 내용이 불량 소프트웨어를 삭제한다는 것인데, 성능에 영향이 없다면 애초에 이런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가 없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사 리콜이 정상적이라고 해도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인해 분명한 피해를 입었는데 아무런 보상조차 하지 않는 폭스바겐에 순순히 협조하고 싶진 않다”고 덧붙였다.
AVK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티구안 소유주 800여명이 공식적으로 리콜거부에 나서기도 했다. 리콜이 시작된 지난 6일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리콜계획 승인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티구안 차량 소유주들은 법원의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이번에 실시하는 리콜을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티구안 차량 소유자 3명은 환경부가 티구안의 리콜계획을 승인한 다음날 서울행정법원에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리콜 계획 승인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바른 측은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티구안 소유주 800여명을 대표해 소송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리콜 승인이 리콜방안 검증을 시작할 때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임의설정을 인정해야 리콜 방안을 검증하겠다’던 환경부가 기존 방침을 뒤엎고 ‘임의설정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전혀 효력없는 조치를 취했다는 것.
환경부는 이에 대해 “폭스바겐이 서면을 통해 임의설정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설명했는데, 하 변호사 측은 “하등의 법적 효력도 없다”고 맞섰다.
또 환경부가 미국 등과 달리 EGR내구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이번 리콜승인이 “향후 분사장치 및 필터고장 등으로 인한 손해를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위법한 조치”라며 “환경부는 미국 환경당국도 내구성 검증을 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미국 연방환경청 등의 언론보도문 등을 보면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리콜 이행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AVK는 추가적인 달성방안을 내놔야 한다. AVK 관계자는 “목표치에 미흡할 경우 추가적인 편의제공 프로그램을 고려할 것”이라며 “실물 보상 등의 계획은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