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변신 중이다. 서민의 금융 애로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신속·정확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대출금리도 꾸준히 낮추는 추세다. 중저신용자들이 보다 합리적으로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
그 결과 이용고객 수가 크게 늘었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저축은행 거래고객은 49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5만명)보다 48만명 증가했다. 고객만족도 역시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JT친애저축은행의 고객 1만명당 민원건수는 0건이다.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은 각각 0.40건, 0.41건으로 매우 낮았고 웰컴저축은행도 1.15건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저축은행이 고금리와 불법 추심을 일삼았지만 지금은 합법적으로 연체를 관리한다”며 “고객 민원이 줄면서 매달 이용자가 늘고 만족도도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주계열저축은행, 금리 낮추고 신뢰 높이고
저축은행이 변화한 계기는 달라진 내부환경 영향이 크다. 과거 저축은행은 대다수 오너체제로 운영됐다. 때론 오너의 경영철학에 따라 불법과 특혜가 난무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부실저축은행 사태를 불렀고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지금의 저축은행 내부시스템은 과거와 다르다. 금융당국 관리감독 영향도 있지만 부실저축은행 사태를 경험한 탓인지 대부분 안정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나아가 ‘따뜻한 금융’과 ‘착한 금융’을 표방하며 서민금융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한때 무너진 신뢰도도 이젠 회복단계다. 이는 금융지주계열저축은행의 역할이 컸다. 지주계열저축은행은 중소형저축은행과 달리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양하고 금융지주의 지도로 안정적인 영업을 펼친다. 무리한 영업이 줄면서 경쟁회사 간 출혈경쟁이 사라지고 고객은 보다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금융서비스를 받게 됐다.
금리도 매력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한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각각 연 15.41%, 17.35%다. 하나저축은행, NH저축은행도 각각 10%대 중후반 수준이다. 평균 대출금리가 연 20%대 중후반인 중소형저축은행보다 최대 연 10%포인트가량 낮은 셈.
지주계열 저축은행의 또 다른 장점은 이용이 간편하고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신한·KB·하나·NH저축은행은 각 지주사와 연계해 인터넷뱅킹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한다. 이용방식도 간편하다. 신용등급이 낮고 과다채무 등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했다면 곧바로 계열 저축은행 직원과 상담하도록 원스톱서비스를 구축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해 올바른 대출상품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내부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며 “더 나은 금융서비스와 서민금융회사라는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형저축은행, 서민금융시장 완충망 역할 '톡톡'
지주계열저축은행이 안정과 신뢰에 초점을 맞췄다면 대형저축은행은 시장을 선도하는 데 주력한다. 저축은행 이용자가 주로 서민인 점을 감안해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열을 올린다. 여신금리는 낮추고 수신금리는 높여 서민자산을 불리는 데 일조하겠다는 것.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저축은행은 SBI·OK·JT친애·웰컴저축은행이 꼽힌다. 특히 이 중 일부 저축은행은 지난달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오르는 추세임에도 신용대출금리를 낮췄다. 물론 이를 두고 꼼수 전략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예상외로 선전하자 일부 저축은행이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일시적으로 금리를 낮췄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저축은행에서 대출받는 주요 고객이 서민인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대출금리 인하 결정은 충분히 환영할 만하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합리적인 경쟁을 통해 시중금리를 낮추는 것은 모든 금융회사가 지향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뿐 아니라 수신금리도 우대금리를 적용해 매력을 더했다. 비대면 계좌개설 앱을 통해 1년 이상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최대 연 2.2%의 금리를 제공한다. 또 일정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1.9%의 금리를 적용하는 자유입출금식 정기예금도 출시했다. 단기투자자를 위해 하루만 맡겨도 1.4%(변동금리), 잔액 300만원 이상 예치 시 전액에 연 1.8%의 금리를 주는 통장도 선보여 낮은 금리에 목말라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킨다.
사회적 책임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최근엔 승진하거나 연봉이 인상되면 신청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81.3%에 이른다. 저축은행 이용자 10명 중 8명 이상이 금리를 깎았다는 뜻이다.
사회공헌도 꾸준히 확대한다. 저축은행중앙회 주도로 나눔 사랑을 실천하는가 하면 저축은행마다 차별화된 방식으로 사회공헌을 진행한다. 기부와 노인복지관 봉사활동, 청소년 장학금 지원은 물론 우수학생 인턴 기회 등 고용시장 확대에도 힘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역할은 서민이 고금리시장에 내몰리지 않도록 서민금융시장의 완충망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 보증부상품인 햇살론을 비롯해 금리를 최소한으로 적용해 서민에게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