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웨일이 오픈베타 시작 두달을 맞았다. /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의 웹브라우저 ‘웨일’이 오픈베타를 시작한 지도 두달이 지났다. 웹브라우저시장은 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양강으로 자리잡은 IT업계의 대표적 ‘레드오션’으로 꼽힌다. IT시장조사업체 넷마켓셰어의 통계에 따르면 4월17일 기준 구글 크롬과 MS 익스플로러는 각각 59%와 18%의 점유율을 차지, 합계 77%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웨일 출시 전 네이버가 새로운 브라우저를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돌자 사용자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브라우저시장에 발을 내딛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크롬과 익스플로러가 확고한 사용자 층을 구축했는데 웨일을 사용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비웃었다. 이에 네이버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웨일은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웨일 최대 강점 ‘멀티태스킹’

네이버가 5년간 갈고 닦은 웨일은 어떤 모습일까. 사용자들의 후기를 살펴보니 웨일은 멀티태스킹에 큰 장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일 브라우저 우측 상단의 ‘스페이스 열기’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분할되면서 웹브라우저의 주소를 하나 더 입력할 수 있는 탭이 등장했다. 동시에 여러 화면을 볼 수 있음은 물론 모바일 버전의 화면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버튼이 편리함을 더했다. 업무를 하면서 몰래 웹서핑을 즐기는 속칭 ‘몰컴’에 특화된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웨일은 '스페이스 열기' 버튼으로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성능을 보였다. /사진=네이버웨일 캡쳐

스페이스 열기 버튼의 우측에 위치한 ‘사이드바 열기’를 누르자 퀵서치, 도구, 밸리, 즐겨찾기 파파고 등 각종 메뉴가 등장했다. 가장 상단에 위치한 ‘퀵서치 기능’은 말 그대로 빠르고 간편하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지 않아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검색하는 듯한 모습으로 한 화면에서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작은 차이일뿐이지만 효율 측면에서 상당히 개선된 느낌을 받았다.
웨일은 해외사이트를 이용할 때도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느끼게 했다. 별다른 조작 없이 우측 상단에 표시되는 국기 버튼을 클릭하면 외국어 텍스트를 한국어로 번역해 보여줬다. 비록 완벽한 번역상태는 아니었지만 맥락을 맞춰보면 웹사이트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또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능인 ‘이미지 안의 글자 번역’은 놀라운 경험을 안겨줬다. 이밖에도 ‘도구’ 창에는 맞춤법 검사기, 계산기, 달력, 단위변환 등 실생활에서 유용한 도구를 한데 모아놔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브라우저라는 인상을 줬다.

◆ ‘I ate a ship’ 아직 불완전한 웨일

하지만 네이버가 강조한 ‘빠른’ 웹서핑은 체감하기 어려웠다. 기자는 MS 익스플로러, 구글 크롬, 파이어폭스, 애플 사파리, 스윙 브라우저, 오페라 웹브라우저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사용해봤고 최근에는 크롬과 사파리를 주로 사용한다. 이 둘과 비교해 봤을 때 웨일은 보다 편리한 기능과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지만 그 대가로 속도를 희생한 모습이었다. 네이버가 웨일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설한 ‘웨일 연구소’에도 속도와 관련된 건의가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한 웨일 사용자는 “크롬은 물론이고 익스플로러보다 속도가 느린 것 같다”며 “사용자 커스터마이징과 멀티태스킹 능력은 합격점을 줄만 하지만 속도 문제로 아직 기본 브라우저로 사용할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액티브X가 안되는 점도 문제였다. 구글 크로미움 기반의 브라우저인 웨일은 크롬과 마찬가지로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몇몇 뱅킹 프로그램이나 오픈마켓의 결제 솔루션을 사용할 수 없다. 최근 들어 주요 결제 솔루션이 EXE 형태로 바뀌는 추세고 정부도 액티브X의 폐기를 주장하는 만큼 조만간 이 불편함은 사라질 전망이지만 아직 불편함이 존재하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네이버 웨일에 포함된 인공지능(AI) 신경망 번역기 파파고는 아직 미흡한 성능을 보였다. /사진=네이버 웨일 캡쳐

또 웨일 사용자들은 파파고의 번역성능에 대해서도 아직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평가했다. 기자가 직접 번역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서 배를 먹었다.’라는 문장을 입력하자 파파고는 ‘I went to Jeju island and ate a ship.’이라는 번역 결과를 내놓았다. 문맥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가 엿보였다.
◆ “웨일은 새로운 바다 항해하는 고래 될 것”

웨일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관련된 웹서비스를 많이 활용하는 사용자들은 웨일의 기능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반면 속도와 결제서비스 등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용자들은 웨일에 박한 평가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현재 진행 중인 오픈베타서비스를 통해 “웨일의 기능 안정성과 편의성을 재점검하고 웨일 전용 웹스토어도 오픈해 타사 서비스와 연동 편의성도 높일 계획”이라며 “연내 모바일 버전을 선보인 후 정식 버전을 서비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웨일 브라우저 제작과 서비스를 지휘하는 김효 네이버 웨일 리더는 “웨일은 기술적 측면에서 새로운 부분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용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함께 만들어 나가는 글로벌 브라우저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