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세상에 등장한 리니지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2015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프로젝트L’이라는 이름의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알렸다. 당시 김 대표는 “보이저가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여행에 진입했듯 리니지도 더 큰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프로젝트L이 새로운 리니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니지M에 거는 시장의 기대는 엄청났다. 사전예약자 수는 500만명을 넘었고 준비된 120개의 서버도 수용인원을 조기 마감했다. 엔씨소프트는 10개의 서버를 추가 증설했는데 이마저도 열흘 만에 포화상태로 마감됐다.

리니지M.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실망스러운 초반 행보
‘이슈메이커’ 리니지M은 그 기대만큼 시작부터 많은 논란을 낳았다. 정식서비스 전날인 6월20일 엔씨소프트는 공지를 통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심사규정에 따라 거래소를 당분간 비활성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이 결정에 주가가 하루 만에 11% 급락했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공매도 물량은 평소보다 12배가량 많은 19만6256주를 기록했다. 이 과정을 본 일부 투자자들이 금융당국에 불공정거래 신고를 수차례 접수,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21일 오후 관련사항 조사에 착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지난 6월20일 장마감 후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배 부사장은 이 거래로 32억9600만원을 손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일 종가로 매도했을 때보다 약 4억원가량 더 많은 액수다.


거래소 일시중지로 시작된 논란은 도미노처럼 확산됐다. 한 혈맹은 성명을 내고 “리니지M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혈맹의 대표를 맡은 이용자는 “유저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왜곡된 운영정책이 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보였고 원작의 감성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리니지M을 즐기지 않고 혈맹을 해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의 취약점이라 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 운영의 미흡함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리니지M이 정식 출시된 직후 20여개에 달하는 서버가 갑자기 이상현상을 보인 것. 이용자들은 각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안일한 게임운영을 비판했다. 한 이용자는 “게임을 즐기다가 의도치 않게 접속이 종료됐다”며 “다시 접속을 하려하자 대기인원이 3만3000명에 달해 게임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당황한 엔씨소프트는 사과문을 내고 긴급 서버점검에 들어갔으나 성난 이용자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논란은 게임성에서도 불거졌다. 엄청난 대기인원을 뚫고 접속한 이용자들은 90년대 중후반 수준의 그래픽을 마주했다. 두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픽셀에 이용자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이용자는 “스타크래프트도 4K화질로 리마스터링하는 판국에 이 그래픽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눈이 아파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니지M에서 너무 실망해 PC판 리니지의 좋은 기억마저 퇴색될 지경”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반등가능성 충분한 20년차 ‘베테랑’

예상과 달리 등장은 다소 실망스러웠으나 리니지M의 반등 기회는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리니지M은 크고 작은 논란 속에서도 출시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튿날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에도 올랐다. 이를 두고 리니지는 이미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PC판 리니지도 각종 사회이슈의 중심에 있었다”며 “확실한 것은 20년간 리니지 골수유저들이 각종 이슈에도 굴하지 않고 리니지를 즐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의 존재는 리니지M 상승세에 가장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존재도 리니지M의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거래소는 게임상 구현이 완료됐지만 게임등급 분류관련 문제로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리니지M의 흥행이 거래소의 등장시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엔씨소프트 한 관계자는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심사를 통과하는 대로 리니지M의 거래소 관련 일정을 공지할 것”이라며 “등급조정 신청은 완료했으며 현재 게임위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게임위 등급분류 회의는 통상 수요일에 열린다. 게임은 출시된 지 15일 이내에 등급을 분류해야 하므로 늦어도 7월5일에는 거래소의 향방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 이용자는 “거래기능을 빼놓고 리니지를 논할 수 없다”며 “거래소 기능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이용자가 게임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22일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리니지M의 출시 첫날 이용자수는 210만명, 매출액은 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190만명, 79억원의 첫날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첫날 흥행성적은 이미 리니지2 레볼루션을 능가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갖은 논란 속에서도 리니지M이 예정대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며 “리니지의 성패를 속단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날 성적은 거래소 기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거둔 것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