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나노 공정의 전략을 전면 재수정했다. 가장 큰 고객이었던 퀄컴을 대만 TSMC에 뺏기며 7나노 시장의 선점이 어려워지자 방향을 급선회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14나노와 10나노 등 기존공정에서 ‘얼리’노드로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쥐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20나노공정 이후 처음으로 퀄컴 칩의 생산을 뺏기면서 파운드리 사업의 위기가 찾아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나노 1세대인 7LPE를 건너뛰고 2세대인 7LPP를 성공시키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이용해 만드는 7나노 공정은 2018년 개발될 전망이다.
이같은 전략의 수정이 퀄컴의 이탈로 빚어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상현 삼성전자 파운드리 마케팅팀 상무는 “7나노는 우리가 바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 ‘7LPP’로 명명했다”며 “7LPP가 7나노 최초의 공정 노드라고 이해하면 되고 ‘얼리’나 ‘플러스’같은 이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10나노 1세대 로직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10나노 2세대 공정인 10LPP를 개발 완료했다. 10나노는 4세대까지 이어진다.
이처럼 공정 수명을 늘리는 것은 7나노, 5나노 등 차세대 공정으로 가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 위한 의도다. 더 미세한 공정으로 갈수록 개발이 어렵고 성공 가능성도 낮아진다. 아울러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이 들어가 경제성 측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장 7나노부터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EUV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상현 상무는 “올해말 8나노 LPP 양산에 들어간다”며 “EUV를 쓰지 않기 때문에 초기 공정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올 4분기까지 화성캠퍼스에서 10나노 이하 설비를 증설, 안정적인 양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