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이 과거 황우석 사태에 연루됐음에도 차관급 인사로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는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대 자연대·의대·수의대 교수들이 중심이 된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사퇴를 요구하는 서울대 교수 32인'은 11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해 "황우석 사태의 어두운 그림자가 새 정부가 나아갈 길에 어른거려서는 곤란하다"며 박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2005년 말 황우석 사태가 벌어졌을 때 박 본부장은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었으며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지위에 있었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태에서의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거나 사죄한 적이 없으며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박 본부장은 황우석 연구의 문제를 알면서도 화려한 실적과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한 양심 없는 과학자이거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지도 못할 만큼 실력 없는 과학자이거나 둘 중 하나다. 이런 인물에게 새 정부의 과학기술정책과 20조에 달하는 연구개발비의 집행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본부장이 다시 과학기술 정책을 다루는 자리를 차지한다면 황우석 사태 이후 한국의 대학 사회, 학문 사회가 연구 윤리를 정립하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것이며 한국 과학계에 대한 전면적인 모독"이라는 비판도 덧붙였다.
성명서 발기인에는 황우석 사태 당시 연구처장을 맡았고, 현재 법인 이사인 노정혜 자연대 교수, 전 연구처장인 성노현 자연대 교수, 현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한 호원경 의과대 교수, 의대 교수협의회장인 전용성 교수, 우희종 수의대 학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전날부터 서울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서명도 받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288명의 교수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운동은 14일 오전 10시30분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