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제시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감도. 한강변 아파트를 강조하기 위한 물결 모양 외관이 특징이다. /사진=현대건설

최근 분양시장 키워드 중 하나는 ‘컬래버레이션’(협업)이다. 건설사들은 까다로운 수요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적인 협업에 나선다. 브랜드아파트만으로 모든 것을 대변하려는 방식을 수요자가 거부하면서 건설사들은 차별성 있는 공간 창출과 개성 넘치는 디자인 연출, 수요자 감성 자극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와 손을 잡았다. 정부 규제가 심화된 분양시장에서 협업이 건설사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랜드아파트, 협업으로 재탄생
분양시장 수요자의 눈높이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입지·가격·브랜드 등 기존 상품력만으로는 흥행을 자신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건설사들은 달라진 시장 환경에 적응하고 단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디자인 협업을 택했다.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해 수요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단지의 가치 상승도 견인하기 위함이다.

한화건설이 시공한 성수동 랜드마크 아파트 ‘갤러리아 포레’는 세계적 디자인 거장의 손길이 닿은 대표 아파트다. 프랑스 건축가인 장 누벨은 이 아파트 전용면적 331㎡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에 참여했다. 장 누벨 유니트로 불리는 이 타입은 조망을 중시해 거의 모든 공간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창을 내 분양 당시 다른 타입보다 비싼 가격에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부산의 대표 부촌인 마린시티의 ‘해운대 아이파크’는 미국의 유명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디자인했다. 그는 해운대의 역동적인 파도와 부산의 상징인 동백꽃을 연상시키는 우아함 등을 단지 디자인에 녹였다.

삼성물산이 이달 분양하는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유명 실내 건축 디자이너인 전시형 작가가 인테리어에 참여한다. 전 작가는 강남의 대표 고급아파트인 ‘타워팰리스’의 펜트하우스 인테리어에 참여했으며 트럼프월드, 갤러리아 팰리스 펜트하우스 등 국내 대표 고급주택을 디자인한 거장이다.

두산중공업의 남양주 ‘두산 알프하임’은 단지에 북유럽 감성을 녹일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북유럽 디자인을 대표하는 비에른 루네 리를 특화 디자이너로 초청해 정통 북유럽 감성을 그려낼 예정이다. 노르웨이 태생인 비에른 루네 리는 현재 핀란드 브랜드인 카우니스테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북유럽 특유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선택사항에서 필수가 된 ‘협업’

최근에는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에도 협업 바람이 분다. ‘신반포 15차’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든 롯데건설은 단지 곳곳을 디자인할 전문가와의 협업계획을 밝혔다. 외관설계는 유명 건축가 마크 맥이 담당하고 내부 인테리어는 아트디렉터 김백선, 단지 내 조경시설은 세계적인 조경설계 전문가 니얼 커크우드 교수가 맡는다. 여기에 아파트 최초로 호텔 객실 서비스와 같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해 정점을 찍었다.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 뛰어든 현대건설은 세계 10위권 설계회사인 HKS와 협업한다. 현대건설은 협업을 통해 반포주공1단지를 강남권 대표 랜드마크로 견인할 계획이다.

역시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 뛰어든 GS건설도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 SMDP와 협약을 맺었다. GS건설은 SMDP와 협업해 반포주공1단지의 차별성 있는 재건축 외관 디자인을 고안할 방침이다.

외형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가치와 감성까지 자극하는 협업도 있다.

지난해 8월 공급된 청라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는 유명 피트니스 트레이너 숀 리, 한상경 아침고요수목원 대표 등과 협업해 업계 최초의 큐레이션(가치부여서비스) 아파트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다.

대림산업은 아파트브랜드인 e편한세상과 아크로에 어울리는 사운드 디자인을 위해 건설사 최초로 광고음악전문가 김자현 작곡가와 협업해 차별화된 사운드를 개발했다. 대림산업은 이를 동 출입구 로비폰 대기음, 도어록 알림음, 엘리베이터 버튼음, 세대현관 초인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