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이 본격화됐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8월 취임했다 올해 중도 퇴진한 박창민 전 사장의 낙하산 인사 논란과 대규모 손실 선반영 위기가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업계 3위를 유지했다. 위기를 견디자 매각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인수전에 국내외 10여개사가 뛰어들어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적정 몸값에 대한 이견은 여전히 매각의 걸림돌이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브랜드가치를 감안하면 2조원 이상이 적정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수 후보들은 지지부진한 주가 등을 감안하면 1조3000억원대가 적정한 몸값이라고 입을 모은다. 위기를 딛고 매각에 속도를 내는 대우건설이 과연 원하는 몸값으로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을까.
◆각종 추측 속 인수전 돌입
그동안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매각 여부와 시기를 놓고 추측이 난무했다. 최근 KDB산업은행의 수장이 교체되며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다시 제자리걸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았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어차피 시장에 팔리는 처지라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매각을 한다 안한다 소문만 무성하니 솔직히 지친다”고 토로했다.
대우건설의 매각 작업은 최근 국내외 10여개 업체가 매입 의사를 내비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인수전에는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과 외국계업체 포함 10여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11월13일 대우건설 매입을 위한 예비입찰제안서(LOI)를 접수했다. 산은은 입찰 적격자를 선정하고 빠르면 연내 본 입찰 접수를 시작할 계획이다. 매각주간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다.
매각 대상은 산은이 사모펀드 KDB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주)다. 산은을 제외한 주요 주주는 에스이티비투자(4.8%), 금호석유화학(3.4%) 등이다.
◆눈에 띄는 호반건설의 도전
대우건설 매각주간사인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는 LOI를 접수한 10여곳의 업체 중 적격 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과 연매출 112조원(2015년 기준)을 올리는 세계 1위 중국 국영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중국건축), 해외 사모펀드(PEF) 등 3곳을 선정하고 6~7주간의 실사에 돌입했다. 실사와 본 입찰이 끝나는 내년 1월 중순쯤 우선협상대상자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 중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아파트브랜드 ‘베르디움’을 보유한 국내 시공능력평가(2017년 기준) 13위의 중견건설사다. 지난해 울트라건설을 인수하며 국내 주택시장 공략을 강화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10대건설사 진입은 물론 대우건설의 브랜드파워와 기술력을 활용해 해외시장으로 활로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호반건설의 행보에 대해 떠들썩하지만 당사자인 호반건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회사의 공식 입장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것 외에는 없다”며 “매각주간사가 있는 만큼 우리는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시장 적정가는 1조3000억원 수준
인수후보자 윤곽은 드러났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는 역시 적정 몸값에 대한 이견이 크기 때문이다. 산은은 대우건설이 이미 대규모 손실을 털어내며 호실적을 이어가는 점에서 적정 매각가를 2조원 규모로 내다보지만 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대우건설은 올 초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 대규모 잠재적 영업손실(5033억원)을 선반영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동시에 올 연간 매출 목표 11조4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을 제시하며 실적 회복을 자신했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매출 5조7653억원과 영업이익 4780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시장신뢰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3분기에는 매출 3조980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을 올려 올 초 제시한 연간 목표실적 달성이 가시권이다. 산은은 호실적과 경영권 프리미엄, 푸르지오 등 대우건설의 브랜드가치를 감안하면 2조원 수준이 적정 몸값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장의 판단은 다르다. 시장에서는 곤두박질치는 대우건설의 주가를 주목한다. 최근 3개월동안 7000원대에 머물던 대우건설 주가는 현재 5600~5700원대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기업가치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순 없지만 업계 3위인 대우건설의 브랜드가치를 감안하면 저평가된 수준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루트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시장에 떠도는 대우건설의 적정 몸값은 대체로 1조3000억원 수준”이라며 “하지만 업계 3위 공룡 기업임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주가를 보면 과연 미래가치가 있는 기업인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6호(2017년 11월29일~12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