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머니투데이 이명근 기자

‘1등 DNA’ 마법 통할까

5G 변방서 중심으로
취임 2년 맞아 재도약 시동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통신업계는 그동안 LG유플러스가 권 부회장 체제에서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만큼 5G시장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주목한다.
그간 LG유플러스는 5G시장과 거리가 멀었다. 동종업계 경쟁자인 SK텔레콤과 KT가 5G 국제표준 선정을 위해 온갖 기술을 쏟아내며 각축전을 벌이는 동안 LG유플러스는 사태를 관망하는 듯했다. 대신 LG유플러스는 5G보다 사물인터넷(IoT)사업에 매진, 관련 분야 점유율 1등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IoT를 원활하고 광범위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5G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IoT 1등' LG유플러스는 5G사업과 관련해 다소 느린 행보를 보이기 일쑤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LG유플러스가 5G사업에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IoT 1등 유지가 힘들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5G 국제 표준화 작업이 시작되지만 LG유플러스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5G 변방서 중심으로

이처럼 속수무책일 것만 같았던 LG유플러스가 최근 달라진 행보를 보인다. 지난 11월20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5G버스를 시연하는가 하면 이튿날인 21일에는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율비행드론시장에 가세할 뜻을 밝혔다.


이날 최주식 LG유플러스 FC부문장은 “클라우드 드론 관제시스템으로 드론산업이 운수나 물류, 보안, 측량, 안전점검 등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와 솔루션 역량을 집중해 5G 시대의 핵심 서비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거침없는 행보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11월22일부터 24일까지 JW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4차 글로벌 5G 이벤트’에도 참가, 해외 통신사·제조사·주요국 정부 관계자 등을 용산사옥과 강남 클러스터로 초청해 5G 기술과 서비스를 시연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5G 변방’에 머물던 LG유플러스의 갑작스러운 도전에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잠잠하던 LG유플러스가 남몰래 칼을 갈고 있었던 것”이라며 “LG유플러스가 연일 5G시장에 의욕을 보이는 것과 권 부회장의 성격을 미뤄 짐작컨대 확실하게 성공할 자신이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1등 DNA 가진 40년 LG맨

LG유플러스가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권 부회장이 있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전자 기획팀에 입사한 40년 LG맨이다. 그는 LG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이면서 빈틈없는 전략가로 이름 높다. 끈기와 집념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인 LG필립스LCD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집안의 대소사도 멀리한 채 업무를 파악하는 데 주력,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를 반년 만에 흑자전환시켰다.

권 부회장은 ‘1등 전도사’라는 별명답게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거치면서 쌓은 노하우로 LG유플러스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LG유플러스는 3년 연속 매출이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사내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에 LG그룹은 경험과 전략을 두루 갖춘 권 부회장을 소방수로 발탁, 진화에 성공했다.

권 부회장은 단순히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끈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매진했다. 올 초 IoT사업조직을 최고사업단위로 격상하고 KT와 적극적인 사업협력을 통해 미래먹거리 발굴에 힘썼다. 이와 함께 음원·내비게이션 등 5G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임직원 모두가 절치부심하며 5G 시대 선도를 위해 준비했다”며 “최근 5G분야에서의 광폭행보는 그 결실”이라고 말했다.

◆안팎으로 과제 산적… 마법 통할까

권 부회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수익성 악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주요 국정과제로 삼았다. 이 기조에 따라 지난 10월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됐다. 전문가들은 선택약정할인 상향으로 이통3사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가운데 LG유플러스의 상황이 가장 좋지 않다고 말한다. 5G 후발주자로 관련 기술의 진척도가 가장 떨어질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개발자금의 규모마저 줄어들면 앞선 두 이통사를 따라잡을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꾸준히 불거진 기술탈취 분쟁도 넘어야 할 과제다. 지난 11월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자통신서비스업체인 서오텔레콤이 LG유플러스가 자사 기술을 탈취했다며 신고했다. 양사의 기술 탈취 논란은 대표적인 중소기업-대기업간의 분쟁으로 두 기업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아 논란이 가중됐다. 이 분쟁은 사실 여부를 떠나 LG유플러스의 이미지에 치명적이다. 3G시대의 오명을 벗고 LTE 선도사업자로 이미지 변신에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이 소송으로 논란이 커질 경우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아직 분위기는 좋다. 권 부회장이 지난 2년간의 기반을 발판 삼아 안팎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한번 ‘1등 DNA’의 마법을 부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필
▲1957년생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KAIST 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금성전자(현 LG전자) 해외투자실 부장 ▲금성전자 미주법인 부장 ▲LG전자 MA추진팀장 ▲LG전자 재경부문장 ▲LG전자 재경부문장 사장(CFO)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16호(2017년 11월29일~12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