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로 올리면서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렸다. 빚을 내서 돈 버는 '빚테크'는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당장 대출금리 인상으로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 가계부채 질이 악화될 우려가 커졌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 한계차주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9월 말 우리나라의 가계신용은 1419조1000억원으로 3년 전에 비해 363조원 늘었다. 이는 이전 3년(2011년 9월∼2014년 9월)간 165조2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2배를 넘는 수준이다.
그동안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상승을 우려해 기준금리 동결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에 빚을 내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부채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파격적인 대출규제도 가계부채 상승을 견인했다. 정부는 2014년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등 대출규제를 파격적으로 풀었다. 한은도 정부 정책에 맞춰 그 때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문제는 당장 이자부담이 늘어난 취약차주의 가계상황이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변동금리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2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308만원에서 364만원으로 56만원 더 늘어나고 3%포인트 오르면 168만원 늘어 476만원까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는 지난해 31만5000명으로 전체 부채가구의 2.9%에 해당한다. 또 3개 이상 금융기관에 대출이 있으면서 7~10등급이거나 저소득인 취약자주의 대출 규모는 올해 6월 기준 80조4000억원, 전체의 6.1% 수준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보다 상환 주기가 짧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금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은 연 4.13%에 달한다. 신용대출과 함께 기타대출에 포함되는 소액대출 금리도 연 4.63%로 주택담보대출 금리(3.32%)보다 훨씬 높다.
은행 관계자는 "당장은 신용대출부터 줄여 나가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대출상환의 순서를 세워 이자가 크게 올라가는 빚부터 줄이고 정책모기지 등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대출전략, 장기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
금리상승기에는 대출유형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금리가 오를 것을 감안해 대출은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갈아타라는 게 은행PB(프라이빗뱅커)들의 중론이지만 대출기간 동안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를 따져봐야 한다.
현재 대출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지난 9월부터 본격 상승흐름을 탔다. 대출기간이 3년 이상이라면 기준금리가 1.5% 이하로 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될지 판단해야 한다.
금융전문가들은 3년을 기준으로 3년 이상 장기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3년 이하라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대출보다 1%포인트가량 낮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도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3년 안에 갚을 수 있다면 변동금리가 더 유리하다.
다만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거나 다시 근저당을 설정해 수수료가 나올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변동금리 대출자가 같은 은행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경우엔 대출받은 지 3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또 혼합형 금리(5년 고정+10년 변동) 대출자는 대출기간 3년이 지난 후 적격대출·보금자리론 같은 주택금융공사의 장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좋다.
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 대출자 중에서 상환 기간이 많이 남았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면 일정 부분은 고정금리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