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벌크선. /사진제공=팬오션

올 하반기 들어 발틱운임지수(BDI)가 개선되는 등 해운업계에 오랜만에 훈풍이 분다. BDI는 영국 런던의 발틱해운거래소가
산출하는 건화물시황 운임지수로 1985년 1월4일 운임(1000)을 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석탄·철광석 등의 원자재 및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시황과 전세계 교역량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이 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경기가 호황기임을 뜻한다.
최근
BDI가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해 눈길을 끈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업종도 한때는 과잉공급으로 불황에
시달린 시기가 있었다. 증시전문가들은 해운업종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한다. 또 이들은 해운업
중에서도 벌크선 시황의 뚜렷한 상승세가 눈에 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벌크선사의 실적을 따져본 뒤 투자처를 물색하라고 조언했다.

◆BDI 상승, 팬오션 수혜 예상


증시전문가들은
BDI 개선에 따른 벌크선 수혜주로 팬오션을 꼽았다. 특히 철광석 수요 상승추세가 지속되는 점이 팬오션의 주가에 긍정적이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업체의 생산마진이 우수한 상황”이라며 “현재 중국의 철광석 감산정책은 주로 중국
북부지방의 고로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감산이 적용되지 않은 지역에서 이를 대체할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BDI는
올 초 1000선에서 지난 2월 말 800선까지 하락했다. 지난 3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4월 한때 1200선을 돌파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전환돼 800선까지 밀렸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BDI가 다시 회복세를 보였고 9월까지 순조로운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9월25일 1500선을 돌파했다. BDI가 1500선을 넘은 것은 2013년 말 이후 4년 만이다.

BDI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는 공급과잉을 야기한 노후선박의 폐선과 해운업황의 개선을 들 수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연말에도 원자재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공급과잉이 일부 해소되며 해운주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내년 벌크선 인도량이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며 BDI 강세가 예상된다”며 “벌크선 수요는 글로벌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견조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BDI는
해운업체의 실적과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 BDI가 상승하면 해운업체의 실적과 주가도 오른다. 특히 벌크선을 중심으로
컨테이너선·탱커선·가스선 등을 운용하는 팬오션은 주력인 벌크선 운임이 상승하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BDI는 올해 평균 1100포인트에서 내년 1384포인트로 25.7% 상승한 뒤 2019년 1528포인트로
10.4% 추가 상승할 전망”이라며 “내년 예상 벌크선 인도(건조)량은 2462만DWT로 내년 말 세계 벌크선 선복량의
3.0%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벌크선 시황개선에 따라 팬오션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39.9% 증가한 후 내년
69.5%, 2019년 51.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애널리스트는 “팬오션의 용선료 원가율은 시황 개선국면에서
단기적으로는 낮아질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3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료비와 인건비 등 기타 비용항목이 BDI만큼
빠르게 상승하지 않는 한 팬오션의 마진은 개선될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또한 벌크선 부족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어서 팬오션의 장기수혜가 예상된다. 강 애널리스트는 “과거 4년간 줄어들었던 벌크선 투자(발주) 덕에 내년까지는 벌크선
신규공급을 늘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중국발 대형 벌크화물 수요가 훼손되지 않는 한 벌크선 부족현상은 내년에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과도한 주가 조정, ‘매수’ 찬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나타난 팬오션의 과도한 주가조정은 매수 찬스라고
분석했다. 팬오션의 주가는 지난 9월11일 장중 6820원까지 올랐으나 지난달 10일 장중 4835원까지 떨어지는 등 기업가치
대비 과도한 주가조정이 나타났다. 이에 증시전문가들은 팬오션의 주가조정이 과도했다고 판단하며 주가조정이 나타날 때가 매수기회라고
조언했다.

신영증권은 팬오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7500원에서 8500원으로 올렸다. 이는 내년 실적추정치 상향에 따른
조정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추정 실적 기준 팬오션의 주가는 글로벌 상위해운사의 밸류에이션 대비 20% 이상
할인받고 있다”며 “저가매수가 유효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도 팬오션 목표주가를 기존 6400원에서 6700원으로
상향조정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다만 팬오션이 코스피 내에서 공매도 거래가 많은 대표종목인 점이
리스크다. 공매도 거래량이 많으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어서다. 또 지난 9월13일 2대주주의 블록딜을 통한 지분매각으로
오버행 리스크가 부각된 점도 팬오션에 악재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1대주주인 제일홀딩스가 보유한 콜옵션과 이익배분청구권 등을 고려하면 잔여 오버행 물량은 3.8% 수준으로 단기간 출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공매도와 오버행이 팬오션 주가에 부담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글로벌 해운업이 현재 치열하게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치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사라지고 과잉 경쟁구조가 해소되는 모습을 확인한다면 긴
호흡으로 팬오션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팬오션을 해운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7호(2017년 12월6~1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