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를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요즘 제약·바이오주의 ‘투자과열’을 보면 과유불급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어떤 투자든 지나친 쏠림은 경계해야 한다.

올해 국내증시를 이끈 쌍두마차는 반도체·IT(정보기술)와 제약·바이오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관련업체들의 실적은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의 3분의1에 육박했다. 이를 고려하면 반도체주의 상승은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제약·바이오는 상황이 다르다. 상당수의 제약·바이오주는 뚜렷한 성과가 없음에도 주가상승이 폭발적이다. 개발이나 임상시험을 한다는 소식만 들려도 주가가 치솟는다. 현재의 주가가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한 것이라는 ‘효율적시장 이론’에 입각했을 때 주가상승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제약·바이오주 상승세가 ‘성장에 대한 기대치’라고 보기엔 너무 지나치다.

대표적인 코스닥 제약·바이오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지난 6일 종가 기준 24조6900억원이다. 이는 같은 날 코스피 시가총액 10위인 한국전력의 시가총액 24조68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삼성생명(24조5000억원)과 신한지주(22조9200억원) 등 주요 금융사 역시 셀트리온 시가총액에 못 미친다.

코스닥에서 셀트리온과 함께 주가상승을 견인하는 신라젠의 주가상승 근거는 더 부족하다. 신라젠은 아직 허가받은 의약품이 없는 바이오벤처기업이지만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6조6800억원을 넘는다. 또 신라젠의 주가는 연초 대비 700% 폭등해 코스닥 시가총액 3위로 껑충 올라섰다. 이는 투자과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여전히 제약·바이오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가 있다. 반면 제약·바이오주의 급등이 2000년대 초반 IT 버블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있다. 제약·바이오주의 기업실적이 시장기대치에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에 거품이 섞였을 가능성이 높다. 제약업계에서도 제약·바이오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고평가됐다고 우려한다. 결국 지금의 현상은 제약·바이오주의 장기성장성을 바라본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깝다는 얘기다.

최근 문재인정부가 코스닥 활성화정책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확대방안을 모색하면서 코스닥이 주목받았다. 이 관심은 코스닥 내 제약·바이오주로 이어졌고 가뜩이나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더욱 탄력받았다. 코스닥 활성화 및 연기금 투자확대방안이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 위험한 ‘투자 소스’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8호(2017년 12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