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장기 임대등록 유도에 집주인의 시름은 깊어졌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후암동 일대. /사진=김창성 기자
정부가 임대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장기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자 집주인들은 시름에 잠겼다. 임대기간에 따라 세제혜택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지만 자칫 장기임대등록을 했다가 집값이 떨어지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정부가 발표한 세제혜택을 최대한 받으려면 8년 임대등록을 해야 한다.

우선 건강보험료 부분을 살펴보면 2020년 말까지 임대업 등록을 한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임대사업자의 경우 8년 임대시 건보료 인상분의 80%를 감면해 준다. 반면 4년 임대시에는 절반인 40%만 깎아준다.


건강보험에서 피부양자로 등록된 임대사업자가 미등록 시 연간 154만원의 건보료를 추가 부담해야 하지만 4년 임대는 92만원, 8년 임대는 31만원만 더 내면 돼 장기임대를 할수록 금전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감면은 8년 임대에만 국한된다.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4월부터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 매매 시 양도세 기본세율(6~42%)에 더해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는 20%포인트의 가산세율을 적용받고 종합부동산세도 합산된다.

이처럼 정부는 다주택자의 부담을 크게 가중시키는 동시에 장기간 임대사업 등록을 유도해 다양한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집주인의 셈법은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세제혜택을 누리자니 8년이라는 임대사업 등록기간이 부담이다. 8년 임대사업 등록을 해 발이 묶인 상황에서 집값이 뛰거나 떨어져도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원칙적으로 등록 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 내 매각이 금지되며 무단 매각할 경우 주택당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 집주인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부작용도 우려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8년 임대주택사업 등록을 하는 순간 모든 시장 리스크를 집주인이 떠안고 가야하는 상황이라 불만이 클 것”이라며 “집주인이 보험을 든다는 생각으로 임대료를 처음부터 크게 올려버리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