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세계 자동차시장을 이끌어온 미국과 중국이 주춤거리자 업체들은 대안으로 떠오른 신규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역을 세분화했다. 아울러 콘셉트가 명확하지 않은 차종을 앞세워 현지 맞춤형 마케팅전략을 세우는 등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펴낸 ‘2018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성장세, 신차효과 등으로 생산과 수출증가가 예상되나 통상마찰 리스크, 글로벌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증가폭은 크지 않고 내수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들쑥날쑥 글로벌시장에서 생존경쟁
◆들쑥날쑥 글로벌시장에서 생존경쟁
2018년 세계 자동차시장 성장세는 지역별 편차가 심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자동차시장은 2017년보다 1.2% 증가한 9372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흥시장의 판매량이 늘어남에도 전체 실적을 견인해온 미국, 중국, 유럽의 정체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본 것.
시장조사업체 IHS가 예상한 2017년 미국시장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1.5%줄어든 1728만대다. 2018년에는 이보다 1.7% 감소한 1698만대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렌터카 등 플릿 판매가 줄고 소매 인센티브 축소로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은 영국과 독일 등 서유럽의 수요가 둔화돼 5년 만에 최저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IHS는 2017년엔 4.1% 판매가 늘어난 1781만대로 예상했지만 2018년에는 1813대로 1.8% 증가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성장가도를 달려온 중국도 구매세 인하가 끝나면서 2017년 2456대에서 2423대로 1.3% 역성장하는 등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 브라질, 러시아, 아세안5국은 각각 8.7%, 7.8%, 16.7%, 7.2% 성장하며 꾸준히 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의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베트남의 대기수요 해소로 아세안지역의 성장세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할 차급은 SUV다. 2013년 SUV의 판매 비중은 19%에 불과했지만 신차출시와 소비자 관심 증가로 2017년 31.4%로 증가했고 2018년에도 32.9%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13년 36.5%의 점유율을 자랑하던 승용 B/C 차급은 2018년 29%로 줄어들 전망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인도, 아프리카와 중동,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 SUV 판매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친환경차도 꾸준히 증가한다. 2018년에는 여러 친환경정책과 다수의 신차 출시가 예정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와 순수전기차(BEV)가 300만대 이상 팔리면서 전년대비 1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시장은 3년 연속 정체 지속
내수도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2018년 가계대출 및 부동산 규제강화 기조와 금리인상 등이 소비심리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나아가 정부의 인증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업체들이 신차 출시일정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데다 주요 브랜드의 주력모델 출시가 줄어드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018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망보고서’에서 내수는 전년 수준인 182만대, 수출은 전년대비 1.5% 감소한 257만대, 생산은 전년대비 1.4% 감소한 410만대로 전망했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2018년 볼륨차급의 신차출시가 줄어 국내시장에서 18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 전년대비 1.0% 감소하는 등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산차는 2017년과 비슷한 수준인 20여종의 신차 출시가 예상된다. 수입차는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가 재개되며 2017년 60여종보다 많은 신차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KAMA는 국산차판매가 1.9% 감소하는 반면 수입차는 1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2018년 수입차시장이 2017년보다 약 9% 성장해 25만6000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각 브랜드의 다양한 신차투입과 적극적인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시장확대의 열쇠는 글로벌 기조와 마찬가지로 ‘SUV’와 ‘친환경차’가 쥐고 있다. 중형, 준대형차급의 신차효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판매호조가 이어지는 소형SUV와 중형SUV의 신차 투입이 SUV 판매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기아차도 전기SUV를 선보일 예정이고 수입브랜드의 다양한 친환경차도 출시가 예정된 만큼 판매량 확대가 기대된다.
자동차업계는 제품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제품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본다. 이는 잦은 고장 등 허점이 드러나면 언제든 다른 브랜드로 갈아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보성 글로벌경영연구소 이사는 “세계 시장이 세분화되고 점차 차종구분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까다로워진 소비자요구를 맞추기 위한 업체의 노력 때문”이라며 “시장의 수요가 둔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업체가 생존하려면 기본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0호(2017년 12월27일~2018년 1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