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포털의 시장획정 규제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9월 발의한 ‘ICT 뉴노멀법’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내년 초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진입장벽 및 시장획정의 어려움 ▲역차별 등의 문제로 현실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뉴노멀법의 핵심인 경쟁상황평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가려내서 경쟁상황을 평가하고 규제하는 제도다.
김성태 의원을 비롯한 뉴노멀법 찬성 측은 “인터넷 포털은 대다수의 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경쟁상황을 평가하고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포털업계를 중심으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과거 포털규제에 대해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시기상 규제가 적합하지도 않다”고 항변한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난색을 표한다. 과기정통부 측은 “경쟁상황평가의 취지는 투자비용이 과도해 진입장벽이 생겨 자연독점되는 시장에 대비해 도입된 것”이라며 “인터넷 포털은 이미 무한경쟁 시장이기 때문에 별도의 경쟁상황평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획정의 어려움도 뒤따른다. 인터넷 포털을 어떻게 획정할 것인지가 문제다. 유튜브도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네이버도 구글도 검색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유튜브는 포털이 아니다. 기준점 부터 모호하다는 말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도 “인터넷 포털의 사업 영역과 수익 모델이 매우 다양하다”며 “구체적인 이슈가 발생하기 전 사업자를 획정하고 규제를 적용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획정은 2009년 고등법원이, 2014년 대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인터넷 포털 사업자를 1S-4C(검색, 메일, 커뮤니티, 전자상거래, 콘텐츠) 제공 사업자로 제한하는 점은 시장의 논리에 반한다”고 밝혔다.
최근 텀블러의 음란물 콘텐츠와 구글의 셀ID 정보유출 사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뉴노멀법이 발의 되면 이 점이 한층 부각될 것이고 국내기업만 이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의 규모가 급성장해 공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제라면 당연히 수용할 용의가 있다”며 “하지만 기준점도 모호하고 일단 규제부터 하고 세부안은 나중에 설정하자는 식의 규제안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