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큰 산을 넘었다. 경영비리 혐의로 신 회장을 불구속 기소한 검찰이 징역 10년, 벌금 1000억원의 중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해 법정 구속을 피했다. 다만 그의 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지난 12월22일 롯데 오너일가의 배임·횡령 등의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말 신 회장이 계열사 자금을 마음대로 유용하고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과 공모해 가족들에게 사업권을 몰아준 혐의(횡령·배임) 등으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신 회장은 롯데그룹 내에서 절대적 위상을 가졌던 신 총괄회장의 뜻을 거절하기 어려웠고 이 사건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도 없다”며 “(범행) 가담정도와 현재 처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감안해 기업활동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과 함께 기소된 신 총괄회장은 징역 4년과 벌금 35억원,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무죄, 서미경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만약 신 회장이 구속됐다면 롯데는 현재 추진 중인 지주사체제 전환과 10조원 규모 해외사업을 중단하고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했지만 큰 고비를 넘겼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재판부 판단을 존중한다”며 “전 임직원이 합심해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의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신 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최순실씨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징역 4년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받았다. 이 재판의 선고공판은 2018년 1월26일 열린다. 이날 신 회장과 롯데는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0호(2017년 12월27일~2018년 1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