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 사진=임한별 기자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7년을 각각 구형받았다.


이번 결심공판에 참석한 박영수 특검은 “오늘 법정은 재벌의 위법한 경영권 승계에 경종을 울리고 돈 거래를 뇌물죄로 단죄하는 자리”라면서 “이 사건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의 대가로 대통령과 측근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정경유착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특검이 제기한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기존에 알려진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외에 안봉근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진술을 근거로 2014년 9월12일 한차례 더 독대를 했다는 특검의 주장에 대해 이 부회장은 “안 전 비서관이 왜 착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것은 2015년 7월 25일과 2016년 2월 15일 두번뿐으로 9월12일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것을 기억 못하면 적절치 못한 표현이지만 제가 치매일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변호인을 통해 다른 피고인들과 회사 사람들한테도 알아봐달라고 했다”며 “2014년 9월12일 혹시 연락이 왔는데 취소된 것인지, 저에게 얘기 안 해준 것인지 등을 최지성 실장이나 장충기 사장에게 물었지만 모두 그런 일 없다고 했고 저는 안 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 유고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특검의 질문에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님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라고 생각했다”며 “확정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삼성그룹에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경영권 승계 도움을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넸다는 특검 측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또 “대외적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 경영자가 되고 싶었냐”는 특검의 질문에 대해선 “ 제가 경영을 잘 해서 우리 주주와 고객 전체로부터 인정을 받아서 떳떳하게 경영을 해보고 싶다는 취지의 얘기를 평소에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차명폰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나쁜 뜻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안봉근 전 비서관이 휴대전화에 저장한 번호와 안종범 전 수석과 통화한 번호가 차명이 맞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차명폰을 쓴 것이 나쁜 뜻은 아니었고 여러 전화 기종을 쓰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통해 연락했다는 이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독 문자메시지 연락이 잦았던 배경에 대해선 “최 회장이 SKT 회장이라 문자를 고집스럽게 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부회장의 항소심 결심공판은 변호인의 최종변론이 진행 중이며 이 부회장의 최후진술, 재판부의 선고일자 고지 등을 끝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선고는 다음달 말쯤 내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