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메리츠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올해 국내외 증시호황으로 증권업계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임이나 승진, 퇴임을 확정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곳도 있어 한동안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호실적에 KB·메리츠 CEO 연임 및 승진 확정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해 관심이 쏠렸다. 최 사장은 2009년 홀세일부사장으로 메리츠종금증권에 합류해 2010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이후 7년 동안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으로 재직했다 .

메리츠종금증권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이 최 사장이 부회장 승진을 거머쥔 배경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26일 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철저한 성과 보상 원칙에 따라 회사 실적 개선에 기여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며 “최 사장이 파생상품 전문가로서 회사의 고속성장을 이끌어온 점이 승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5년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증권사 최초로 20%를 넘긴 이후에도 꾸준히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증권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꾸준한 자기자본 확충과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국내 증권사 중 7번째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돼 초대형 IB(투자은행)를 향한 발판을 다진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KB금융그룹의 인사가 발표됐다. 윤경은·전병조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각자 대표 체제를 연장한다는 방침이었다. 세간에서는 단독 체제가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KB금융은 올해 KB증권이 각자 대표 체제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점을 감안해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초대형 IB 핵심사업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라는 숙제를 안고 있어 2018년이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물갈이 키움·IBK… 새바람 기대


키움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새로운 CEO를 맞이해 눈길을 끈다. 지난 21일 키움증권은 증권업계 대표 장수 CEO 중 한명인 권용원 대표이사 사장 후임으로 이현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공식 취임은 내년 3월이다.


이현 내정자는 조흥은행, 동원증권을 거친 키움증권 창립 멤버다. 키움증권에서는 리테일 총괄본부장 겸 전략기획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에는 키움저축은행 초대 대표이사를, 2015년부터는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았다.

신성호 전 대표이사가 지난 9월 물러난 뒤 한동안 공석이던 IBK투자증권도 지난 15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1979년 IBK기업은행에 입행해 2015년 12월 퇴임한 은행 출신 인사다. 증권업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이란 우려 속에 취임한 데다 중기특화증권사로 중요한 시기인 만큼 향후 김 신임 대표의 역량과 리더십에 관심이 쏠린다.

◆유상호 한투 사장, 연임 가능성↑

증권·금융 분야 최장수 CEO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은 업계 내에서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유 사장은 2007년 3월 당시 47세의 나이에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해 ‘최연소 증권사 CEO’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사업 다각화 등에 앞장서면서 10번 연임에 성공해 증권업계 최장기(11년) CEO가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유 사장 체제에서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4023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또한 국내증권사 중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 데 성공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증권사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으며 실적까지 좋아 유 사장의 연임이 점쳐지는 상황”이라며 “증권업계 분위기가 성과주의가 강하다보니 실적이 연임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귀띔했다.

그 밖에 내년 3월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다수의 증권사 사장 임기가 만료된다. 증권사 CEO 연임에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만 일각에서는 오너 체제가 아닌 증권사는 수장 선임 과정에서 외풍이나 외압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 정권의 입김으로 선임된 일부 증권사 수장은 실적과 관계없이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오너 체체인 증권사는 오너의 의지에 따라 사장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