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떠오르는 첫 해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연례행사 마냥 연중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어느덧 한 해가 지나고 새롭게 2018년을 맞았다. 기자도 무술년을 맞아 최소 1주일에 3일은 꾸준히 운동하고 저축을 늘리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어느덧 새해 결심을 세운 지도 수일이 지났고 여전히 ‘작심삼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작심삼일’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그 근거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해왔다. 결국 이들은 과학적 근거를 발견했고 이를 인간 심리, 뇌와 호르몬으로 나눠 증명했다.
◆'계획의 재정비'… 비현실적 계획이 문제
당신이 세운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것은 단지 의지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당신의 ‘비현실적인 계획’이 문제일 수 있다. 매번 비현실적인 계획을 반복해 세웠다면 실패는 불 보듯 뻔하다. 존 노크로스 미국 스크랜턴대 교수는 “새해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의 32%는 2주 이내, 50%는 6개월 이내에 결심을 포기한다. 대부분 목표 설정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피터 허먼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계획과 목표를 세우는 것을 ‘잘못된 희망 증후군(The False-Hope Syndrome)’ 이라고 불렀다. 새해 결심 같은 중장기 목표 수립에는 자기 과시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실제 능력을 벗어난 비현실적 계획을 세우고 만다.
그는 “비현실적인 목표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오히려 자존감을 낮추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뇌’가 보내는 신호… ”너의 과거를 알고있다”
한번 몸에 밴 습관은 고치기 힘들다. 이는 뇌가 과거 경험에 의존해 행동하기 때문이다. 기름진 음식, 흡연, 음주가 대표적인 예다.
미국 듀크대 연구진은 레버를 당기면 사탕이 나오는 기계를 통해 쥐에게 레버를 당기는 습관을 유도했다. 레버를 당겨도 사탕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왔을 때 습관이 들지 않은 쥐는 ‘그만 회로’가 활성화되며 행동을 멈췄다. 반면 습관이 된 쥐는 ‘계속 회로’가 활성화되며 사탕이 없어도 끊임없이 레버를 당겼다.
이처럼 습관이 들면 행동을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뇌 때문이다. 뇌의 기저핵(대뇌 속질 중앙의 신경 세포체 집단)엔 어떤 행동에 대해 ‘그만’ 혹은 ‘계속’의 신호를 보내는 두가지 신경회로가 있다.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나는 호르몬의 노예?
뇌의학에 따르면 뇌가 한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 개수는 대략 5~9개다. 이는 세계 각국 전화번호가 지역번호 세 자리와 개인번호 네자리로 이뤄져 있음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 결심을 세우면 평상시에도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뇌에 추가 정보가 입력된다. 뇌는 이를 ‘과부하’로 여긴다. 따라서 새해 결심은 3일을 넘기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엔 ‘호르몬’의 측면에서 살펴보자. 스트레스를 이기는 부신피질의 방어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의 작용시간은 약 사흘이다. 큰 결심을 할 때 몸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호르몬의 생명력이 사흘에 불과하다 보니 약 3일 후엔 스트레스가 증가해 계획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호르몬의 특성을 역이용하라고 조언한다. 즉 평온한 감정을 유지하는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시간대를 역이용한다면 계획 달성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제시한 평온한 감정이 유지되는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다. 이때 반신욕을 하거나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방을 어둡게 만든다면 호르몬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자신의 저서 ‘의지력의 재발견’에서 “목표와 실행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울수록 좋고 돌발상황에도 여유롭게 대처할 시간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나쁜 습관을 통제하며 의지력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지금이라도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에 반신욕을 하면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새해 계획을 재정비하는 것이 어떨까. 그렇게 하면 ‘작심삼일의 굴레’에서 벗어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