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은 최근 몇년 새 새로운 상권으로 떠오른 곳이다. 홍대와도 가깝지만 한강과도 가깝고 양화대교만 건너면 영등포와 양천구로도 진출이 가능해 교통편도 훌륭하다. 이제는 ‘홍대 근처’라기 보다는 합정역 그 자체로 특유의 독자적 분위기를 낸다. 골목마다 숨어있는 맛집은 사람들의 발길을 합정역으로 이끈다.
최근에는 메세나 폴리스 맞은편에 복합문화시설 ‘딜라이트스퀘어’가 들어서면서 내국인 외에도 외국인들까지 많이 찾는 ‘핫 플레이스’가 됐다.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과 함께 합정역 골목의 맛집을 찾아가보자.
◆카밀로 라자네리아
주택차고를 개조한 이 작은 공간은 몇개의 테이블과 긴 바 좌석이 전부다. 바 좌석에 앉으면 셰프의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코앞에서 손님이 지켜보고 있으면 부담스럽기도 하련만 적극적으로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오랜 기간 준비 끝에 완성한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라자냐를 전문으로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모든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천덕꾸러기 같았던 메뉴, 5% 미만의 점유율을 가진 이 메뉴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어서란다. ‘제대로 라자냐를 요리하면 5%의 손님들만 방문해도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다.
특히 그는 자신을 요리로 이끌어 준 ‘라구 소스’(Ragu sauce, 토마토와 고기를 넣어 오랜 시간 끓인 볼로냐식 소스)가 라자냐와 잘 어울린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메뉴는 단촐하다. 라자냐 4종과 파스타 2종, 저녁에만 선보이는 스테이크가 전부. 라자냐와 파스타면은 전부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반죽해 뽑는다. 흥미로운 것은 계절에 따라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면에 변주를 준다. 시금치나 각종 허브를 넣기도 하고 날이 추운 요즘 같은 경우에는 밤 가루를 섞어 고소함을 더한다.
조금 더 부드러운 라자냐를 원한다면 ‘몬타냐’를 권한다. 풍부하고 고소한 우유 크림과 쇠고기의 향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화이트 소스 라자냐다. 안에는 새송이와 표고 등 다양한 버섯을 푸짐하게 넣어 식감이 좋다.
요리는 단품을 주문해도 ‘광주요 도자기’에 원 플레이트로 소담하게 담겨 나온다. 샐러드와 레몬밥, 이탈리아식 푸딩인 판나코타까지 제공된다. 레몬필과 레몬즙을 넣고 만드는 레몬밥은 라구 소스로 묵직해진 입안을 상큼하게 정리해준다.
친분이 있는 소믈리에와 상의해 구성한 와인리스트는 가격 거품을 뺐다. 연인과, 친구와 혹은 혼자 방문하더라도 부담 없이 와인 한잔을 곁들여 맛있는 라자냐를 즐길 만하다. 망설이지 말고 찾길 권한다. 이미 미식가들의 타임라인은 ‘카밀로 라자네리아’로 뜨겁다.
메뉴 에밀리아나 라자냐 1만3000원, 생면파스타 1만6000원
영업시간 (점심)11:45-14:30 (저녁)18:00-21:30 (월요일 휴무)
◆당고집
간장당고 1800원, 명란버터밥 7500원 / 12:00-22:00
◆레제페메르
라따뚜이와 닭다리살구이 2만1000원, 부르귀뇽 2만7000원/ 12:00-23:00(월, 화요일 휴무)
◆리틀파파포
양지쌀국수 7500원, 호치민식 군만두(짜죠) 4000원/ (점심)11:00-15:30 (저녁)17:00-23:00
☞ 본 기사는 <머니S> 제525호(2018년 1월31일~2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