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와 주말로 대변되는 현대인의 삶. 그런데 이틀의 휴식조차 다시 노예처럼 일하기 위한 재충전 시간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삶이 얼마나 비루해질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100세 시대의 노년은 불안하고 보장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철석같이 믿고 있는 복리의 마술은 세월 앞에 무기력한 실체를 드러낸다.
하지만 자발적 채무와 평생의 노역이라는 암묵적인 계약을 파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식의 틀이 생긴 이래 대부분의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생각’에 갇힌 삶을 살아온 까닭이다.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굴레를 스스로 뒤집어쓰고 그 빚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시간에 저당 잡히는 삶. 엠제이 드마코는 이를 ‘조작된 각본’이라고 말한다.
‘리모스닷컴’의 창업자인 엠제이 드마코는 30대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라 반쯤 은퇴한 삶을 누리는 자수성가의 아이콘이다. 청소부, 운전기사 등을 하며 밑바닥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리무진차량 예약서비스를 론칭해 부자가 된 비결을 설파해왔다. 그의 첫 책 <부의 추월차선>은 출간 직후 ‘주류’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꿈을 파는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그의 책은 단숨에 아마존 경제경영 분야 1위를 석권하고 10여개국에 번역 출판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3년간의 산고를 통해 선보인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 : 언스크립티드>는 더욱 강렬하고 실체감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은 현대판 노예제도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대안을 담고 있다. 당신을 가난으로 이끄는 각본의 실체가 무엇이며 당신이 어떤 오류에 빠져 있기에 부자가 되기 위한 추월차선에 진입하지 못하는지를 짚어준다. 의지에 따라 선택과 결정을 반복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사회적 계약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자각함으로써 각본탈출에 동참하게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토대로 10여년간 ‘추월차선 포럼’에서 매주 수천명의 회원과 교류하며 밝혀낸 부의 비밀을 공개한다. 그는 자신의 과거 실패와 현재의 수익구조까지 낱낱이 밝힘으로써 노예의 삶을 벗어나 부와 자유를 누리기 위한 규율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그는 자신만의 강렬한 화법으로 어떻게 하면 한살이라도 젊을 때 부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수동적 소득’ 안에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의 책은 자본가가 만든 각본에서 조연을 자청한 우리의 인식에 ‘도끼’를 들이댄다. 그는 쌩쌩한 젊음의 시간을 팔아 늙고 시들한 노년의 ‘시간팔이’ 삶에서 벗어나라며 다시는 돈 때문에 일하지 말라고 말한다. 500페이지에 육박하지만 현장감 있는 저자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각본에서 탈출해 추월차선에 진입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드는 책이다.
엠제이 드마코 지음 | 안시열 옮김 | 토트 펴냄 | 1만9800원
☞ 본 기사는 <머니S> 제525호(2018년 1월31일~2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