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뉴스1

‘준비 부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게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낼 만한 여건을 조성하지 못해 24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자신의 역량을 과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느낄 수 있는 당혹감을 피하기 위해 회담을 취소했다”고 지적했다.


상당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로 한 비핵화 논의는 난이도가 높은 협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3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비핵화의 개념이나 방식, 수위 등에 전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어 회담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얘기다.

2005년 6자회담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었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역사상 가장 준비가 부족한 정상회담으로 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미 정상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이 준비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9일 백악관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을 면담한 뒤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개월이라는 시간은 복잡한 북핵 문제를 풀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식 비핵화 일괄타결을 거론하고 나선 것도 전략적 실책이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온라인매체 복스(VOX)에 "난 볼턴에게 1점을 주고 싶다. 그는 계속해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 위기를 자초했다"며 "이것은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또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아직 정상회담에서 철수하진 않았지만 '조건 없는 항복'으로 간주되는 리비아 모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미 양측의 인식차는 6월 12일 정상회담이 시기상조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양측은 CVID와 리비아 모델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