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2만1000가구 ▲경기 광주시 장지동 4500가구 ▲서울 강서구 염창동 1000가구 등을 건설하는 주택공급대책을 13일 발표했다. 2027년 수도권 공공택지 공급 계획 /그래픽=국토교통부


정부가 경기 남양주시 도심과 가까운 그린벨트 등을 해제해 공공주택 2만7000가구를 건설한다. 연내 그린벨트를 추가로 해제해 총 10만가구 공급계획을 확정한다. 민간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과 다세대·다가구주택(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도 시행한다. 이에 따라 총 23만가구 이상의 추가 주택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부문에선 부실 사업 지원과 신규 주택공급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현행 대비 두 배 수준인 478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건설업계는 주택공급에 따른 수요자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집값 안정 등 정부의 의도가 시장에 반영될 지는 의문을 보였다. 주택건설사업자의 PF 규제와 정비사업 조합원, 청년 세대의 대출 규제가 일부 완화된 데 대해서는 기대의 목소리가 컸다.




남양주·경기광주·염창동 등 신규 주택지구 지정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9·7대책과 올해 1·29대책, 5·22대책에 이어 4번째 부동산 공급대책이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신규 공공주택지구는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2만1000가구 ▲경기 광주시 장지동 4500가구 ▲서울 강서구 염창동 1000가구 등 2만7000가구 규모다.

남양주는 내년 하반기 지구 지정 후 2029년 하반기 보상을 완료해 2030년 상반기 내 착공이 목표다. 광주시는 2030년 상반기 내 착공할 계획이다. 염창동 염창공원 부지를 활용해 청년주택을 짓는 사업은 2029년 착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속도도 1~2년 앞당겨 2030년까지 4만1000가구를 추가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신도시 계획 발표부터 착공까지 평균 5년8개월(68개월) 소요되는 것을 3년1개월(37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3기신도시 2900가구 ▲2기신도시 5300가구 ▲중소택지 1만1000가구 등 총 1만80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분양 물량을 2만7000가구로 더 늘릴 계획이다.



올해 1·29대책에서 발표한 서울 노원구 태릉CC는 국방부 등과 협의해 착공 일정을 기존 2030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겼다. 경기 과천 경마장은 오는 9월 이전지를 발표해 2029년 착공할 계획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시와 협의해 2030년 착공 예정이다.

수도권 주택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정비사업 회복을 위해 이주비 대출 지원과 재개발 동의율 요건 완화도 결정됐다. 이주비 대출의 경우 종전 또는 종후 자산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한다. 감정평가액이 낮아 이주비를 확보하지 못했던 조합원에게 자금의 문턱이 낮아졌다.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사업의 주택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완화, 취득세 감면 등도 추진된다.

PF 대출 조달 등 금융 종합대책 진전

조기 착공하는 주택사업에 대해 세제·금융의 인센티브를 부여한 금융 종합대책도 담겼다. 수도권 주택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주비 LTV 완화, 재개발 동의율 완화, 빌라의 건축 층수 상향 조정과 세제 특례를 추진한다.

부실 사업 정상화 등을 위한 PF 보증 공급과 자금 지원은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PF 정상화펀드 3조원을 마중물로 은행·보험 신디케이트론 5조원과 금융펀드 10조원을 확보한다. 해당 자금으로 공사 중단된 사업의 재개를 지원한다.

아울러 한국주택금융공사(HF) 정비사업 보증상품을 신설하고 사업장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의 한시 유예(2027년→2029년) 등도 병행한다. 다만 일관된 수요 관리의 기조 하에 투기 대출은 지속해서 차단한다. 전세대출 관리 강화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 산정 기준 합리화, 자본규제 강화 등을 통해 주택대출은 제한한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의 비거주자는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임대시 1주택도 보증을 제한한다.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현행 수도권·규제지역 80%, 기타 90%에서 내년부터 각각 10%포인트씩 낮춘다.

청년 등 실수요자에 대해선 모든 주거 형태를 맞춤 지원하는 '청년 주거지원 3종 세트'를 출시하는 등 핀셋형 지원을 강화한다. 주택공급 확대와 청년·실수요자 지원의 필요성을 감안해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은 3.0%(기존 1.5%)로 확대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사진=뉴시스


"중소 건설업체 자금 숨통 트여"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급 확대의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 "다만 사업 기간 단축은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고 봤다. 서 교수는 "공공택지의 경우 보상 문제가 걸렸고 민간 정비사업은 조합원들이 관계돼 있어 건설업계가 사업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빌라 등 비주택 공급 효과도 일부는 기대한다. 임대를 활성화하려면 다주택자와 비거주자 규제가 해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공급에 따른 수요자의 주거안정을 기대하면서도 집값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의문을 보이는 분석도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급 규모가 많거나 적다고 논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라면서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과 잔금 대출 규제를 완화한 부분은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공공택지 착공 목표를 단축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중요한 것은 주택 공급이 집값을 잡는 데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건설업계는 공공택지의 경우 기존 발표됐던 정부 대책에 비해 나아간 것이 크게 없다고 보면서도, PF 규제 완화가 지방 중소 건설업체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공분양사업은 10년 안팎이 소요되고 분양가 규제가 강해 기업 입장에선 사업성이 나쁘다"면서 "올 초에 정부가 발표했던 내용의 연장으로 보이며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착공 기간을 줄이는 것은 정부 계획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지방 건설사들, 중소 건설사에 PF 규제 완화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