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법무부 성범죄 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성범죄 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은 앞으로 성폭력 범죄를 당했다고 고소한 피해자가 무고죄로 역고소되는 경우, 성폭력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전까지 무고죄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는다.
법무부는 대검찰청이 지난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폭력 수사매뉴얼’을 개정해 전국 59개 검찰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등에 배포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미투운동이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검찰청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할 경우,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과 관련해 위법성 조각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형법 제307조 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대중에 폭로하는 일이 제307조 1항에 따라 위법하게 평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행위가 제310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의 이번 수사매뉴얼 개정은 지난 3월11일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의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


대책위는 미투 운동 뒤 성범죄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용기있게 말했는데도 가해자들이 무고나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피해자들을 고소하는 경우 2차 피해를 입어 신고를 주저하는 현실을 반영해 이같이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