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0억대 투자사기' 피의자의 동명이인을 출국금지 조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뉴스1

20여억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 피고소인 대신 동명이인이 출국 금지되면서 정작 피고소인은 해외로 자취를 감춘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인 간 거래(P2P) 대출업체 사이트 회원들이 투자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고소장에는 해당 업체가 수십억원대 투자금을 유치해놓았으나 올해 초부터 수익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해당 업체의 등기상 대표인 홍모씨와 실질적 운영자인 전모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고 지난 4일 이들에 대해 출국을 금지했다. 전씨가 250여명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은 20억원가량에 이르렀다.

이후 전씨는 지난 11일 경찰에 출석할 것을 약속했으나 돌연 일본으로 출국해 종적을 감췄다.

경찰 확인 결과 경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한 사람은 전씨와 동명이인으로 사건과 무관한 시민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는 법인등기부등본상에도 등록돼있지 않아 전씨를 특정할 만한 신상정보는 고소장에 적시된 것 뿐이었는데, 고소장에는 전씨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만 있었다"라며 "휴대전화마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개설된 일명 '대포폰'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고 있는 정보만으로 전산조회를 해 전씨로 추정되는 이의 면허증 사진을 구했고, 고소인들에게 전씨가 맞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그래서 출국금지를 신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13일 다시 전씨를 특정하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전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전씨의 여권을 무효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