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의 새로운 관심사는 지방수요 창출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LCC의 특성상 독점 노선을 뚫는 것이 쉽지 않고 장거리 노선으로 차별화하는 것도 기재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국내 LCC들은 표면적으로 ‘지방공항 활성화’라는 공익적인 목표를 내세우며 지방발 노선 확장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항공사가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은 대구공항을 제2의 허브로 삼아 성장했고 제주항공은 김해(부산)공항에 이어 제3의 허브로 무안공항을 선택했다.
◆지방으로 눈 돌리니 신규수요 ‘쑥’
티웨이항공은 ‘대구가 키웠다’는 말이 업계에서 나올 정도로 대구 취항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4년 3월30일 대구공항에 첫 취항한 티웨이항공은 대구-제주 노선의 첫달 평균탑승률이 91%를 기록했다. 이후 중국 단체관광객이 한·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발길을 끊으면서 항공업계의 수익성 우려가 커졌지만 대구를 거점으로 일본, 동남아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노선을 지속 확장해 위기를 타계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상반기 대구-오키나와(일본)와 대구-다낭(베트남), 인천-구마모토(일본), 제주-오사카(일본) 등을 신규 취항했다. 이를 통해 자본잠식를 떨치고 급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해 하반기에도 대구-방콕(태국), 부산-오사카(일본) 및 다낭(베트남), 제주-도쿄(일본) 등 지방공항 노선을 연달아 개척해 ‘대구는 티웨이’라는 수식어를 만들 정도로 확실한 시장지배력을 갖췄다.
티웨이항공은 적어도 대구에서 만큼은 ‘리딩 캐리어’(leading carrier) 자리를 확실히 선점했다. 지난해 대구공항 국제선 이용객의 57%인 85만8125명이 티웨이항공을 이용했다. 대구에서 해외로 떠나는 10명 중 6명은 티웨이항공의 고객이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대구공항을 제2허브로 선점한 이유는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에 집중됐던 국제선의 수요를 넓혀 출발지를 확대하고 해외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며 “올해는 대구에서 출발하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 등 2개의 러시아 노선도 새롭게 취항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제2의 허브인 김해(부산)공항에 이어 전남 무안공항을 또 하나의 허브공항으로 만들었다. 지난 4월30일부터 5월2일까지 3일 동안 오사카(일본), 다낭(베트남), 방콕(태국) 등 3개 국제 노선을 신규 취항한 것. 첫달 실적은 긍정적이다. 지난 5월 한달간 3개 노선에서 총 125편을 운항해 탑승객수 1만1800명을 기록했다. 노선별로는 다낭 96%, 오사카 77%, 방콕 75% 순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의 지방공항 공략의 첫 출발점인 김해공항이 노선 신규 취항 첫달 80% 중반대의 탑승률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긍정적인 실적이다. 제주항공과 무안공항은 서로 ‘윈-윈’하고 있다. 5월 한달 기준 지난해 1만1000명에 불과했던 탑승객은 제주항공 노선 취항 후 2만9800명으로 171% 늘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호남지역은 그동안 항공편에 소외된 지역이었는데 제주항공이 무안을 제3의 허브로 삼고 많이 취항하면서 호남지역 편의성이 올라가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방공항으로 눈 돌리는 이유
국내 LCC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매년 이 시장은 9% 이상 성장해왔다. 더욱이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6개 항공사 외 신규 진입자에 대한 문턱을 재차 높였다. 사실상 6개 항공사가 이 시장을 지속해서 이끌어갈 전망이다.
LCC시장이 성장세이기는 하지만 인천, 김포, 제주 등 소위 말하는 ‘핫한 노선’은 슬롯(slot) 문제로 증편 등이 어렵다. 이에 따라 LCC들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지방수요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높은 공항들은 슬롯 문제가 걸려 원하는 시간을 배정받기 어렵다”며 “이 시장은 포화상태라 허브공항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도 국내 항공사들의 지방 수요 확보가 슬롯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제주, 김포공항의 슬롯 확보가 여의치 않다. 특히 관광수요가 집중되는 제주공항의 슬롯은 포화상태”라며 “김포와 인천공항은 좋은 시간대를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은 반면에 청주공항의 경우는 수도권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교수는 지방공항 취항 시 지자체의 보조금 등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방공항 취항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자체의 보조금과 저렴한 공항이용료 등이 장점”이라며 “이에 면허를 신청 중인 신규 LCC들 가운데 플라이강원은 인바운드 외국관광객 유치를 통한 관광레저사업이 수익모델이고 에어로케이의 경우 수도권 제3의 관문공항을 거점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LCC들이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시장 확보에 나선다고도 풀이했다. 허희영 교수는 “이는 전반적으로 국내외 항공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거라는 장기예측에 기반하고 있다”며 “최근 ICAO는 2035년까지 중국 등 아시아지역 항공수요가 미국과 유럽을 합한 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사드보복 해제로 중국관광객 유입이 예상되는 것도 공급을 늘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7호(2018년 7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