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제출이 필요 없는 국회 특수활동비(특활비)의 사용내역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5일 참여연대가 공개한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명세서'에 따르면 3년간 국회 특활비로 지출된 금액은 총 240억원, 한해 평균 80억원 수준이다.
앞서 사용내역을 공개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참여연대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밝힌 자료를 보면 국회 특활비는 사실상 '제2의 월급처럼' 보인다.
참여연대는 "국회 특활비 공개로 의정활동과 의원외교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받을 만한 사안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의원들은 출장비와 의전비, 각종 진행 경비 등 이해하기 어려운 쓰임새를 들어 제2의 월급처럼 특활비를 받아갔다"고 지적했다.
◆특활비 최대 수령인은 농협은행?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간 국회 특활비로 지급된 돈은 약 240억원이다. 이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특활비를 받아간 수령인은 '농협은행(급여성 경비)'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3년간 챙긴 특활비는 59억원에 이른다.
서복경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은 "(농협은행이 받은 특활비) 영수증을 통한 증빙은 없고 1차 수령인 증빙만 있어 돈이 통장에 들어간 이후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해외순방마다 수천만원 쓴 국회의장?
이해하기 어려운 의전비와 행사비도 많았다. 국회의장이 해외로 회의 참석차 공항에 나갈 경우 환송행사 등의 이름으로 150만원이 지출됐다. 그러나 해당 돈이 환송행사 어디에 쓰였는지 등 자세한 사용내역은 알 수가 없다.
이와 함께 국회의장이 해외 순방에 나갈 때마다 수천만원의 특활비를 지급받은 것이 확인됐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5차례에 걸쳐 28만9000달러(약 3억2307만원)를, 강창희 전 국회의장은 6차례에 걸쳐 25만8000만달러(약 2억8841만원)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섭단체 대표는 매월 6000만원 챙겨?
교섭단체대표, 상임위원장, 특별위원장들은 특활비를 매월 제2의 월급처럼 수령해갔다. 특수활동 수행, 위원회 활동 여부와 관계없이 교섭단체대표들은 매월 6000여만원, 상임위원장이나 특별위원장은 매달 600만원씩을 지급받았다.
참여연대는 "예결특위는 예결산 심의가 진행되는 시기에 활동이 집중되고, 윤리특위는 회의조차 열지 않는 위원회임을 감안할 때 일상적으로 매월 활동비가 왜 필요한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반 공무원들도 특활비 사용했다?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국회의 일반 공무원들도 특활비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국회운영조정지원 명목으로 2000만원이 빠져나갔고 의정활동지원이란 이름으로 500만원이 쓰이기도 했다. 이 같은 금액은 해당 월뿐만 아니라 비정기적으로 수개월간 계속 쓰였다.
참여연대는 "2011~2013년 지출내역을 검토한 결과, 국회는 특활비를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해온 것이 확인됐다"며 "어떤 관리도 통제도 없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2014년부터 최근까지의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또 국회뿐 아니라 정부부처의 특활비 지출에 대해서도 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