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노 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예견된 참사인데 경영진만 몰랐더냐."
6일 오후 6시30분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가이포크스 가면, 선글라스, 마스크 등을 쓴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아시아나항공 정비부문노조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뜨겁게 호응했다. 그러면서 한 목소리로 "박삼구는 물러나라"를 외쳤다.

이날은 아시아나 항공들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가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촛불집회는 기내식 납품의 압박으로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납품업체 대표를 추모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6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노 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자유발언하는 이기준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노조 위원장. /사진=류은혁 기자

이날 자유발언대에는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유니폼을 입고 나온 이기준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노조위원장이 올라왔다. 그는 "어느 한 사람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번 기내식 대란을 맞게 됐다"며 "더 이상 굴종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모여 이 집회를 만들었다"고 외쳤다.
이에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은 직원들은 '승객, 직원 굶기는 갑질삼구 OUT' '침묵하지 말자!' '1600억 기내식 대란 즉각 해결!'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과 LED 촛불을 흔들었다. 

6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노 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의 피켓. /사진=류은혁 기자

앞서 지난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을 제때 싣지 못해 장거리 항공편이 출발이 지연되거나 출발시각을 맞추려고 '노밀' 상태로 기내식 없이 이륙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는 애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투자금 유치를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6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노 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 참석한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 /사진=류은혁 기자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을 지낸 정의당 소속의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오늘은 서울시의원이 된지 6일째 되는 날이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25년차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라며 "이 자리에서 후배들을 보면서 많은 감정이 느껴지고 가슴이 벅참과 동시에 마음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권 시의원은 이어 감정이 북받치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는 과거 박삼구 회장 등 경영진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했다"며 "이런 잘못들이 쌓여 결국 기내식 사태로 나타났다. 경영자의 잘못으로 직원들이 고통받는 일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6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노 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머니S>가 집회 도중에 만난 아시아나항공 케빈승무원 A씨는 "이번 기내식 사태는 그동안 쌓여있던 경영진의 잘못된 운영에서 비롯됐다"며 "승객들에게 기내식 대신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은 현장 직원들에게 기내 면세품 구입을 유도하게 만들려는 경영진의 얄팍한 꼼수다"고 지적했다. 

이날 2시간가령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노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는 앞선 대한항공 집회와는 달리 가수 공연 등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6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노 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 참석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샤프도앤코의 협력사 대표 윤모씨의 명복을 기리고 있다. /사진=류은혁 기자

한편 집회 막바지에는 참석자 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샤프도앤코의 협력사 대표 윤모씨의 명복을 기리기 위해 국화꽃을 놓으며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