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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부 정모씨(40)는 몇년 전 가입한 연금보험의 보험증서를 다시 꺼내봤다. 최근 불거진 생명보험사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자신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정씨는 "보험계약 시 납부한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떼고 상품운용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가입설계사에게 전화해 자세히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지급해야 할 즉시연금을 축소했다는 논란이 발생하며 약관의 중요성이 재조명받는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 전액을 한번에 납입하고 매달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만기환급형 상품의 경우 매달 연금도 받고 만기 시 낸 보험료도 전부 환급받는다.


문제는 보험사가 일시납 보험료를 받을 당시 공제한 사업비만큼 만기까지 채워넣기 위해 매달 연금에서 사업비 충당목적으로 일정 금액을 떼어놓는다는 사실이다.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연금은 이 금액을 뗀 나머지다. 하지만 약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아 가입자와 보험사간 분쟁이 생길 조짐이다.

◆"약관읽기, 소비자 노력 필요해"

보험약관은 보험사가 동종 또는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계약의 내용 및 조건 등을 미리 정해 놓은 정형화된 계약조항이다.


보험약관에는 보장개시일, 보험금 지급사유, 보험금 해지사유 등 계약당사자의 권리와 의무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보험사는 계약을 할 때 보험약관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보험약관을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 만일 보험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가입자는 청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현재 생보사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는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일괄지급 거부(일부 지급)로 장기화될 조짐이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만기 적립금 차감에 대한 내용이 보험기초서류 중 하나인 산출방법서에 제시됐다고 주장한다. 소비자 소송 시 법원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다른 생보사들도 나름의 전략을 통해 조만간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즉시연금 사태의 책임여부를 떠나 소비자 스스로 약관과 상품안내서를 꼼꼼히 챙기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불필요한 분쟁을 야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험약관에 기대된 보험금 지급 내용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로부터 상품설명을 들었다해도 따로 약관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며 "사전에 분쟁을 방지하려면 가입자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가입자는 100페이지가 넘는 약관 중 어느 부분을 중요하게 파악해야 할까. 보험약관은 보통약관과 특별약관으로 구분된다. 이때 가입자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면책사항을 우선 체크할 필요가 있다. 가입자의 고지의무나 질병내역 등 면책사항의 대다수가 포함된 보통약관을 살펴보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부 보험사가 모바일로 약관을 언제 어디에서나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 중이다. 모바일 상에서 꼭 필요한 부분만 검색해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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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설명서, '미니약관' 역할 톡톡

보험약관을 완독하는 일은 많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분량 자체가 방대하고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문구나 내용이 많아서다. 이때 스스로 약관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보험상품설명서(보험안내장)를 읽는 것이다.
상품설명서는 보험약관의 핵심내용을 간추려놨다고 보면 된다. 내용도 약관보다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반드시 상품설명서 만이라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민원 중 상품설명서가 약관보다 우선한다는 판결이 나온 적도 있다.

2012년 H생명보험의 ‘무배당OO종신보험’에 가입한 A씨는 보험설계사로부터 받은 상품설명서 내용과 다르게 보험료 할인이 적용되지 않았다며 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A씨는 보험설계사로부터 보험료가 일정금액 이상일 경우 가입시 보험료가 3% 할인되고 3년간 유지하면 3% 보험료가 추가 할인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보험설명서에도 설계사에게 들은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약관에는 추가 3%의 할인의 경우 소비자가 별도 제휴회사의 웹페이지에서 일정기간 건강증진활동을 해야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상품설명서에는 기재되지 않았다. 소비자원 분조위는 "상품설명서에 표시된 내용대로 보험료할인이 적용되지 않아 소비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보험계약 전부를 무효로 보고 보험사측은 납입한 보험료 전액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설명서가 약관보다 우선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07년 도입된 상품설명서는 보통 가입완료 단계에 받는다. 100페이지가 넘는 약관에 비해 보험상품 설명서는 통상 10페이지 정도로 축약됐고 글씨 크기도 약관보다 커 비교적 읽기 쉽다.

보험상품 설명서는 통상 6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6개 항목은 ▲보험계약의 개요 ▲보험가입자의 권리와 의무 ▲주요 보장내용 ▲보험금 지급관련 유의사항 ▲계약 관련 유의사항 ▲기타 계약자가 알아야 할 사항 등이다. 분쟁의 소지가 있어 특별히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주요 보장내용과 보험금 지급관련 유의사항이다.

그중에서도 ‘상품 주요 내용에 대한 안내사항’은 반드시 챙겨봐야 한다. 비례보상, 계약 후 알릴 의무 등 중요사항이 담겨 있어서다. 비례보상은 특정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계약을 여러개 체결한 경우 약관에 따라 실제 손해를 본 금액만 보장한다는 원칙이다.

예컨대 10개의 보험에 가입한 상태에서 상해의료비가 5000만원이 나왔다면 각 보험계약에서 500만원씩 받는 식이다. 이 같은 비례보상 원칙이 적용되는 보험은 장기손해보험,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 등이다.

보험상품 설명서를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거나 표현이 애매모호한 부분은 담당 설계사에 문의하거나 보험사 고객센터에 직접 질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