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증시 변동성이 이렇게 컸던 사례는 거의 없다. 시가총액 1·2위 기업들의 주가가 하루 동안 10%씩 움직이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VKOSPI(코스피200 변동성 지수)가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평균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은 급등락 장에 레버리지 ETF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며 "레버리지 ETF 투자가 가장 위험한 상황은 하루 오르고 하루 빠지는 식의 장세"라고 강조했다.
금 본부장은 국내 ETF 시장의 1세대 전문가로 꼽힌다. ETF 시장 초기부터 상품 개발과 운용을 담당했다. 현재 한화자산운용의 PLUS(플러스) ETF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그는 최근 국내 증시의 급격한 조정이 기업 실적이나 펀더멘털 훼손에서 비롯된 하락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시장에 누적된 레버리지와 특정 종목으로 쏠림이 청산되는 과정에 변동성이 증폭됐다는 것. 금 본부장은 "실적이 아니라 레버리지가 쌓였다가 청산되는 과정에서 패닉셀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역대급 변동성, 패닉셀 영향…과거 평균 수준으로 돌아와야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3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상승·하락 둘 다 변동이 확대된다. 다만 '기간 수익률의 2배'가 아니라 '매일(1일) 수익률의 2배'를 목표로 리밸런싱한다.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들이 하루에도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상황이 지속되며 지수 반등 폭보다 변동성의 안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금 본부장은 강조했다. 변동성 요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가 감소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금 본부장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량이 많이 줄었는데 당국의 규제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은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에 의해 투자 원금은 지속해서 훼손될 수 있다. 금 본부장은 손실이 커졌다는 이유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추가 매수하거나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상품은 투자 상품이 아니라 트레이딩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여전히 0순위…조·방·원 기회
하반기 유망한 투자처로 금 본부장은 여전히 반도체를 가장 먼저 꼽았다. 최근의 주가 급락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이익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금 본부장은 "최근 반도체주 조정에도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다"라며 "하반기 신규 투자계획을 예상하면 주가 하락은 매수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반기 주가가 부진했던 방산·조선·원전도 주목해야 할 투자처로 제시했다. 주가가 하락한 상태지만 수주 잔액과 업황 등 기초체력은 견조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금 본부장은 "조선·방산·원전은 한국 산업의 경쟁력이 과거보다 높아진 리레이팅 섹터"라며 "특히 방산은 과거에 밸류에이션이 다소 비쌌지만 최근 저렴해져 미국·유럽 방산기업과 비교해도 투자 매력이 있다.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주도 최근 조정으로 가격 부담이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다. 하반기로 갈수록 배당 모멘텀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어 시세차익뿐 아니라 현금흐름을 확보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견디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 본부장은 "배당을 받으며 버틸 수 있다는 관점에서 현재 장세와 잘 맞는다"고 강조했다.
장기 연금 투자자에게는 최근의 조정을 투자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금 본부장은 "연금 투자자는 최소 10년 이상 투자하는 자금"이라며 "단기간 시장이 빠졌다는 두려움에 자금을 빼고 다시 들어오겠다는 계획은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