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국내에 FSD 감독형 v14 lite를 선보인지 한 달이 지나면서 관련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테슬라코리아

'감독형 FSD'(Full Self-Driving)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산 중고 테슬라 차종에 소비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열로 기능이 갑자기 풀리면서 사고가 잇따르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7월10일 국내에 '감독형 FSD v14 라이트'(Lite)를 공식 배포했다.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5년 전 출시된 차종에서도 문제없이 원활히 작동한다"며 기술력을 자신했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미국산 테슬라 차종은 중고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을 나타냈다. 신차 구매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FSD 옵션이 승계되는 'HW3'(하드웨어 3) 탑재 중고 모델 3·Y에 눈을 돌린 것이다. 초기 연식 모델3는 2000만~3000만원대에 거래되는 반면 2022년식 모델Y 롱레인지 AWD는 신차 가격(6699만원)을 웃도는 매물도 등장했다.

FSD 판매 방식도 지난 10일 바뀌었다. 904만3000원을 한 번에 내는 일시불 판매가 종료되고 월 15만원(부가세 포함) 구독제로 전환됐다. 일시불로 구매한 기능은 차량에 귀속돼 중고차를 사도 그대로 쓸 수 있어 기존 매물 희소성이 부각되는 구조다.

이 같은 '가성비 테슬라' 인기 이면에는 함정이 존재한다는 관측이 있다. 북미에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AP 컴퓨터 보드 온도가 임계치인 90°C를 넘어 100°C 안팎까지 치솟고 컴퓨터가 고장 난 사례가 잇따라 전해졌다. 보증이 끝난 차주가 부담한 교체 비용은 그동안 1500~2500달러(약 200만~34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보증이 만료된 차량은 유상 수리 대상이어서 동일 문제 발생 시 차주가 250만원가량을 부담할 수 있다.


국내에 유통된 HW3 테슬라 차종은 2019년 이후 판매된 미국산 모델 3·Y이어서 상당수가 이미 신차 보증기간(4년 또는 8만km)이 만료됐다. 소프트웨어 배포 이후 자율주행 연산을 담당하는 오토파일럿 컴퓨터(AP ECU)가 고장 나더라도 수리비를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술적 한계도 지적된다. 최신형 HW4용으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HW3용으로 경량화했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HW3 기판은 고연산 FSD 가동과 충전 예열이 겹칠 때 열을 제대로 식히지 못하는 구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후륜구동 모델은 단일 모터가 폐열 모드로 오래 작동해 열이 더 쌓인다. 만약 주행 중 이같은 문제가 생기면 비상 경고와 함께 FSD가 갑자기 해제된다. 운전자가 한눈을 파는 상황이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추석 연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운전자들이 FSD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데 추석 연휴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FSD를 켜고 주행하다 기판 과열로 기능이 강제 해제되면 갑작스런 접촉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로 인한 하드웨어 고장은 소비자가 직접 입증하기 어렵고 제조사는 기술 기밀을 이유로 데이터 공개를 꺼리는 만큼 소비자 중심으로 자동차관리법이나 제조물책임법 등 선제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리콜은 문제가 생긴 뒤 취하는 조치인 만큼 사전 예방을 위한 대책, 특히 제조사 스스로의 까다로운 자체 검증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현실적인 입증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강상구 법무법인 제하 변호사는 "연식이 지난 중고 승용차의 경우 자율주행 컴퓨터가 먹통이 되더라도 그것이 순수하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때문인지 하드웨어의 자연스러운 노후화 때문인지 법적으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며 "재판에서 소비자가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보상받기 어려우므로 중고 테슬라 구매 시 FSD 기능만 과도하게 맹신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