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게 올 여름은 어느 해보다 뜨겁다. 보편요금제,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취약계층 기본요금 1만1000원 감면, 5세대(5G) 전국망 구축 등 각종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이통3사의 2분기 무선수익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정부와 여론이 통신사에 강경한 입장을 펴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무선수익부문은 실적 개선의 여지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5G 통신망 투자다. 지난달 17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는 서울 메리어트파크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내년 5G 상용화 서비스를 모두 같은 날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통신업계는 전국 5G 통신망 구축에 최소 30조원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최근 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주력사업이던 무선사업의 수익이 줄면서 일각에서는 5G 통신망 구축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연이어 터지는 무선사업 악재

지난달 27일 SK텔레콤은 올 2분기 2조4978억원의 무선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7.4% 줄어든 수치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도 3만2290원으로 7.6% 감소했다. 하루 전날인 26일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은 개선됐지만 무선수익은 1조34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었다. 7월 말 현재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KT도 무선사업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업계의 이 같은 무선실적 부진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선택약정 할인율을 25%로 올린 것이 직격탄이 됐다는 설명이다. 가장 많은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은 25% 선택약정 할인을 선택한 가입자가 전체의 절반에 달하면서 부담이 급증했다. 현재 선택약정 할인 20% 대상자가 할인율을 25%로 전환하는 하반기부터는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저소득층 월 1만1000원 요금감면’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그 대상을 기초연금 수급 어르신으로 확대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저소득층 통신비 감면만 해도 연간 약 2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기초수급 어르신까지 통신비 감면 대상이 되면서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도 꾸준하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보편요금제다. 정부는 보편요금제의 공을 이미 국회로 넘긴 상황이다. 보편요금제에 대응하기 위해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출시한 데이터요금제도 단기적으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재가 연이어 터지는 형국”이라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마당에 수익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막막하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무선사업에만 기대선 안돼”

무선사업에서 수익이 점차 악화되면서 이통3사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이통3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유료방송시장이다. 이통3사는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를 두고 한차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하지만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M&A)을 불허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유료방송시장은 지난 6월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과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올 초 CJ헬로 인수설이 불거질 당시 “케이블TV를 포함한 다수의 사업자를 M&A 대상으로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SK텔레콤도 딜라이브, 현대HCN 등 종합유선방송업체(MSO) 인수 대상자로 종종 언급된다. 다만 업계는 SK텔레콤이 2016년과 같은 거래실패의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기 위해 여유로운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통3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콘텐츠로 각광받는 음원시장에서도 격돌한다. 지난달 27일 SK텔레콤의 자회사 아이리버는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측은 “유상증자로 마련된 재원을 출시예정인 음악 플랫폼의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음원시장 진출에 의욕을 드러냈다.

이보다 앞선 25일 KT와 LG유플러스는 ‘지니뮤직’과 ‘CJ디지털뮤직’을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합병으로 지니뮤직의 시장점유율은 33%에 달해 60%의 점유율을 지닌 ‘멜론’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분야 전문가는 “음원사업이 이통사 콘텐츠 확대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5G 통신망 구축과 함께 음원 콘텐츠 사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통3사는 양자암호통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도 무선수익을 대체할 만한 신사업을 찾아나서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위적인 통신사 압박에 무선사업 수익에만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AI, 자율주행, IoT, 콘텐츠 등에서 활로를 찾으며 정보통신기술(ICT)기업으로 변모를 시도 중이다”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 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