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영업의 꽃'으로 불리는 하반기 시금고 대전이 시작됐다.

상반기 서울시 금고지기를 놓고 한바탕 전쟁을 치뤘던 시중은행은 올 하반기 인천시를 비롯해 전북, 제주, 세종 등 4곳의 광역자치단체 새금고 선정에 뛰어들 전망이다. 

인천시청 전경/사진=뉴스1

시금고지기는 연간 운용 예산이 20조원을 훌쩍 넘기는 데다 각종 수수료 수익, 브랜드 이미지 제고, 사업 영역의 다변화를 꾀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통큰 베팅으로 서울시금고(제1금고)를 따 낸바 있어 은행간 치열한 출연금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10조원 인천시금고, 신한 vs KEB하나


인천시는 올해 말로 약정기간이 만료되는 시금고 선정을 들어갔다. 오는 8일 인천시 본청 4층 중회의실에서 금고지정 제안서 작성요령 등 설명회를 개최한다. 16~22일 신청서 및 제안서를 접수한 후 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 심의·평가를 거쳐 9월 초에는 차기 금고를 지정·공표한다. 금고약정 체결은 10월로 예정됐다.

인천시 1금고는 신한은행으로 일반회계, 공기업특별회계, 기금 등 8조1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운용한다. 2금고인 농협은 기타특별회계 1조4000억원을 맡고 있다. 이는 서울시(32조원), 경기도(20조원), 부산시(11조원)에 이어 광역단체 중 4번째 규모다.
(왼쪽부터)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각 은행
은행권에서는 신한·농협·국민·우리·KEB하나 등 5개 은행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키려는' 신한은행과 '빼앗으려는' KEB하나은행의 경쟁이 관전포인트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10년간 인천시의 금고지리를 맡고 있다. 인천시금고가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큰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신한은행의 인천시금고 지키기가 올 기관영업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2년부터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타운을 조성하며 공격적으로 유치전에 나섰다. 최근에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에서 ‘상생형 공동 직장어린이집 100개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회공헌 자문기구인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에 서울시금고 자리를 뺏긴 우리은행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인천시금고 쟁탈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인천시금고의 배점기준(100점 만점)은 금융기관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이 30점으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금고업무 관리능력(23점), 시민이용 편리성(21점), 시 대출·예금 금리(17점)순이며 지역사회 기여·시와의 협력사업(9점)이 가장 낮다. 최종 선정되면 내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4년간 시금고를 운영한다.

◆수백억원 출연금 출혈경쟁 예고

세종, 전북, 제주 등 3곳도 연내 새 금고지기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세종은 정부 부처들이 밀집해 우량 고객이 많다는 점에서 시중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농협이 터줏대감으로 있는 제주와 전북 역시 시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도 군침을 흘리는 금고다.

아울러 16조원 규모의 서울 25개 자치구도 연말까지 새 구금고를 선정한다. 현재까지 우리은행이 24개구, 신한은행이 1개구를 맡고 있으며 최근 도봉구와 구로구가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일각에선 올해 예정된 지자체 금고 선정에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선정 당시 3000억원의 출연금을 낸 것으로 알려져 과도한 비용을 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자체가 대다수 금고지정 평가항목이 출연금과 연계되는 시와의 협력사업에 많은 점수를 배정해 은행의 출연금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인천시금고를 살펴보면 지난 4년간 금고 업무를 맡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470억원, 85억원을 인천시에 기부했다. 지점수가 부족한 은행이 금고업무를 따내기 위해선 기부금을 더 많이 내야 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관계자는 "본격적인 금리상승기를 맞아 은행의 이자수익보다 기관영업 수익이 중요해졌다"며 "하반기 시금고와 구금고를 쟁탈하기 위해 새 전산망 구축비용과 출연금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