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의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안된 상황입니다. 시니어 계층에 제대로 된 디지털 교육이 이뤄지면 삶의 질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시니어 비즈니스로 활용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김형수 호서대학교 고령친화산업 전공 교수(한국시니어비즈니스학회 회장)는 소위 ‘시니어’로 통칭되는 장·노년층에 대한 정확한 디지털 교육실태 통계를 찾을 수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은 시대에 성장한 시니어 계층은 연령대와 소득, 종사했던 직종 등에 따라 인터넷 숙련도가 천차만별인데도 이를 제대로 구분할 자료조차 없다는 것. 단순히 ‘인터넷 이용률’에 대한 통계는 있지만 개인 간 인터넷 활용도 편차가 큰 시니어 계층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는 현실
현재 찾아볼 수 있는 자료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인터넷 이용률은 60대 82.5%, 70세 이상 31.8%로 조사됐다. 60대 이상에서 인터넷을 하루에 한번 이상 사용하는 응답자는 93.1%나 됐다. 70세 이상에서도 81%가 매일 인터넷을 이용했다. 하지만 60대와 70대 이상의 주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각각 7.6시간, 6.0시간으로 전체 평균 15.7시간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시니어라고 통칭하지만 시니어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가지입니다. 1단계로 분류되는 50~64세의 경우 사회참여 욕구와 수익에 대한 수요가 높죠. 종사했던 업종에 따라 인터넷 활용능력도 전혀 다릅니다. 아울러 2단계인 65~74세와 75세 이후 역시 니즈가 앞선 세대와 다릅니다. 상황도 다르고 니즈도 다른데 이를 일괄적으로 묶어서 취급하면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시니어에 대한 디지털 교육이 단순히 메시지를 송신하고 비상호출 요령을 가르쳐주는 수준에 그치는 것도 문제다. 이에 김 교수는 정부가 시니어 계층에 정책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앞장서 시니어 계층의 디지털 교육에 전념해야 하고 이 교육을 바탕으로 ‘시니어 비즈니스’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로써 시니어 계층은 단순히 디지털을 활용한 여가생활뿐만 아니라 시니어의, 시니어를 위한, 시니어에 의한, 시니어 비즈니스를 통해 자존감 회복과 건강한 노후생활 영위가 가능해진다고.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장애인이나 저소득층, 농어민보다도 뒤떨어졌다. 김 교수의 지적대로 시니어 계층 내 개인 간의 차이를 감안하면 시니어 계층 전체에 대한 디지털 교육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시니어 계층의 정보화 수준은 58.3%로 가장 낮으며 저소득층은 81.4%로 가장 높고 장애인 70.0%, 농어민 64.8% 순이다.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일반국민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일반국민 대비 4대 정보취약계층(장애인·저소득층·농어민·장노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을 의미한다.
더욱이 시니어 계층의 디지털기기 이용 목적은 ▲많은 정보를 얻고 싶다 59.9% ▲재미있는 오락거리를 얻고 싶다 40.4% ▲자기개발을 하고 싶다 38.7% ▲내 의견을 표현하고 싶다 35.8% ▲많은 사람을 사귀고 싶다 31.9% 등으로 조사돼 삶의 만족도와 직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비즈니스’로 발전시켜야
이에 김 교수가 제안한 디지털을 통한 ‘시니어 비즈니스’가 주목받는다. 이 서비스는 시니어 계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업으로 자본이 필요 없으며 설사 폐업하더라도 창업 경험이 남는 이점이 있다.
“삶의 영역별로 ‘나이듦’에 대한 설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금융이나 자산관리 같은 경제 파트는 물론 건강관리, 보건 등을 어떻게 준비했느냐에 따라 노후 삶의 질이 달라지죠. 과거에는 육체적 건강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이 치솟으면서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해졌습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생 2~3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영세한 사람도 시니어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유발 요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생활지원센터가 광역도시별로 하나씩 있어야 한다고 봤다. 노무현정부 때 고령 친화산업진흥법이 제정됐지만 유명무실하고 현 정부나 사회도 시니어에 대한 위기의식이 크지 않은 게 문제라고.
그는 미국과 일본에서 성공한 시니어 비즈니스모델을 국내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에서는 시니어 계층이 같은 계층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사업이 성공을 거뒀는데 이는 국내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같은 계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해도가 높아 상호만족도 역시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최소한의 소득도 없거나 근로가 불가능한 취약 계층은 확실히 보살펴야 합니다. 동시에 아직 근로 의욕이 있는 시니어와 경제력이 있는 시니어를 이어주는 ‘시니어 비즈니스’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