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의 교정진료비를 선납하고도 정상적인 진료를 받지 못한 ‘투명교정 치과의원’(투명치과) 피해자들이 잔여 할부금을 내지 않게 됐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신용카드사가 투명치과 피해자들이 행사한 할부 항변권을 모두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할부 항변권은 물품, 서비스를 할부 거래한 뒤 정당하게 청약을 철회했거나 가맹사업자가 계약을 불이행 했을 때 소비자가 카드사에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다.
이번 항변권 수용은 지난달 27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투명치과의 채무불이행 책임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투명치과 피해자들이 진료비 환급을 요구하며 소비자원을 통해 신청한 집단분쟁조정에 대해 ‘진료비를 전액 환급하라’고 결정했다. 피해자는 3794명에 달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투명치과는 병원 재정이 어려워 치아교정 진료 및 치료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이벤트 등으로 환자를 무리하게 유치하면서 시작됐다.
진료비를 선납한 피해자들은 지난 5월부터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했다. 병원 측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수일간 휴진했다. 치료를 받은 후 국수조차 입으로 씹을 수 없거나 발음이 새는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속출했다. 하지만 투명치과는 예약인원에 대한 부분적인 진료만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담당의사가 자주 교체돼 의사의 정기적인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병원 원장은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피해자들의 할부 카드값은 계속 빠져나갔다.
이에 피해자들은 항변권 수용을 요구하며 소비자원을 통해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카드사도 투명치과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피해자에게 해당 할부금 청구를 유예하는 등 나름대로의 보호 조치는 취하고 있었다”며 “이와 별개로 원장이 실질적으로 진료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편법적인 방법으로 진료가 되고 있다고 강력히 주장했기에 판단기관이 아닌 카드사로서는 항변권을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투명치과에 진료비를 할부 결제한 피해자 중 잔여할부금이 남아있는 결제액수는 72억원에 달한다.